검사 결과‘음성’소식에 시민들 가슴 쓸어내려
기관·단체 각종 행사 연기…경계심은 계속

▲ 지난 3일 메르스 의심 환자 관련 유언비어가 퍼지자, 삼천포서울병원에서 현수막을 게시했다.
지난 3일 외국 방문 후 고열을 호소한 한 남성(A씨‧51)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받으면서 사천지역사회가 큰 홍역을 치렀다. 검사 결과 이 남성은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았으나 감염자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A씨가 고열을 호소하며 사천시보건소에 연락한 건 3일 오전 9시 30분이다. 그는 삼천포화력발전소의 협력업체에 일하는 직원으로, 회사업무 차 동료 19명과 함께 4월 21일부터 5월 25일까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메르스가 발병해 있는 중동 아랍에미리트의 도시 두바이를 경유하며 하루를 머물기도 했다.

사천시보건소는 전화로 이 남성과 상담한 뒤 그를 직접 찾아가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체온이 39도로 높았다. 이에 보건소 측은 질병관리본부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음압시설이 갖춰진 양산의 부산대학병원으로 이 남성을 옮겨 검사와 치료를 받게 했다. 음압시설은 기압을 낮춰 실내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만든 시설로서 바이러스 확산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A씨에게서 확보한 검체(=시험 재료)는 경남보건환경연구원으로 옮겨져 메르스 감염이 맞는지 확인에 들어갔고, 이날 저녁 8시께 결과가 나왔다. ‘음성’ 판정, 즉 메르스 감염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비로소 지역사회 전반이 안도의 숨을 쉬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날 하루동안 사천 지역사회는 불안에 떨었다. A씨가 외국에 다녀온 뒤 고열로 격리 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은 이날 오후부터 SNS를 타고 조금씩 퍼졌다. 의심환자의 직장동료와 그의 가족들을 통해서다. 이 소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확대 재생산 되기에 이르렀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확진환자로 둔갑되기도 했고, 이 환자가 지역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괴소문이 돌면서 해당 병원은 사실이 아님을 알리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사천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언론보도가 이날 오후 3시 34분 <뉴스사천>을 통해 처음 전파를 탔다. 지역사회는 급속히 술렁였다. 사천시도 메르스 의심환자 발생 소식을 전하며 향후 각종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교육청과 일선 학교는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휴교와 휴업 검토에 들어갔다.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저녁, 사천의 식당과 술집, 거리는 여느 때보다 한산했다.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튿날 삼천포중앙고와 삼천포여고가 하루 동안 휴업에 들어갔다. 한 학교는 의심환자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였고, 나머지 학교는 이 학교 학생이 모 병원에서 간호실습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해당 병원은 “메르스 의심환자가 우리 병원을 방문한 적이 없음에도 괴소문이 퍼져 타격이 심각하다”며 하소연했다. 병원 측은 SNS를 통해 괴소문을 퍼뜨린 사람들을 검찰에 고소했노라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5일 A씨의 2차 메르스 검사 결과 역시 ‘음성’으로 나왔다며 안심할 것을 당부했다. 그럼에도 메르스 감염환자가 10일 오전 현재 108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도 9명에 이르는 등 확산일로여서 사천지역사회의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천시는 각종 다중집합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했으며, 관내 학교들도 각종 체험행사나 수련행사 등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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