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로 인해 온 나라가 불안하다. 최초로 환자가 발생한 이후, 환자가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급기야는 사망자가 생기게 되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의심 환자가 발생하였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메르스 감염 환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우리는 모두 독감에 감염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독감은 거의 매년 발생한다. 기록에 의하면, 1918년에 전 세계에 걸쳐 유행한 독감으로 오천만 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이 독감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중세기의 흑사병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냈으며. 가장 최악의 유행성 질병으로 기록되어있다. 이러한 경험을 가진 인류가 독감을 장악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였으나, 아직 독감을 장악해 본 적이 없다. 그 만큼 변화무쌍한 독감과 인류는 오랜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십여 년간, 세 가지의 유명한 독감이 발발하였다. 각각 사스(SARS), 조류족감, 신종플루(돼지 독감)라 불리는 독감이다. 독감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전염성과 치사율이다. 예를 들어 조류 독감에 걸린 사람이 전 세계에 걸쳐 수백 명 정도라면 전염성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 중 60%가 사망하였다면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큰 문제이다. 반대로, 2009년에 발생한 신종플루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여 40여 년 만에 최고의 전염성을 보였으나, 전염된 사람이 사망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신종플루의 전염성은 매우 높지만 치명적이지 않은것은 천만다행한 일이었다. 조류 독감이 치명적이긴 해도 전염성이 낮다는 것도 어찌 보면 불행 중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조류독감의 경우에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잘 전파되지도 않을뿐더러 공기전염이 되는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메르스는 어떤가? 메르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 모양이 마치 태양의 코로나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콧물, 기침, 열 등 코감기 증상이 나타나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하다. 2003년에 세계적으로 약 8,000여 명의 사람이 감염된 사스도 코로나 바이러스였으며 치사율은 약 10%였다. 메르스의 경우에는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의 자료에 의하면 2014년 5월까지 전 세계 감염환자는 1,142명이었고, 사망자는 465명으로 치사율이 40.7%에 이른다고 하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

▲ 김재원 경상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
어떻게 하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을까? 현재로선 특별한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는 신종 플루를 겪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때 얻은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기관이 현명하고도 신속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가뜩이나 서민들의 걱정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의 출현으로 서민들의 속만 타 들어가는 게 아닌지 한숨만 나온다. 여러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것은 아닌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기피하여 공연장이나 극장, 식당들이 타격을 받지는 않을까.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가슴 한쪽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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