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MRO산업 육성책을 발표한 가운데 사천시와 청주시, 인천시가 경쟁 중이다. 청주시는 운항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참여한 가운데 충북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모양새다. 인천시는 인천공항-인하대와 호흡을 맞추고 있고, 여기에 대한항공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MRO산업 육성에 관한 정부 정책 기조는 항공기업이 지방정부와 손잡고 발전전략을 수립하면 가장 타당성 있는 곳에 국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MRO산업의 특성, 외국 기업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현실에 비추면 국비 지원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그래서 그 부족분을 지자체에 맡기려는 것이다.

사업예정지로 꼽고 있는 용당지구 9만5000평 개발에 드는 비용은 9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원칙적으론 이 비용을 기업이 부담해야 마땅하나 KAI는 저렴한 임대 형식을 기대하고 있다. 청주시의 경우 충북도가 재원의 절반을 맡겠다고 나서는 것에 비해 경남도는 뚜렷한 입장표명이 없다. 사업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해야 할 시한인 6월이 가까웠음에도 협의가 여의치 않자 사천시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사천시 1년 살림규모는 5000억 원 정도다. 이 가운데 고정적으로 나가는 경직성 예산을 뺀 나머지 가용재원은 500억 원 정도. 경남도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최근 경남도 주관으로 가진 MRO산업 육성 워크숍에서 사천시 관계자가 이 문제를 짚었다. 그러나 함께 참석한 경남도 관계자는 침묵했다.

그렇다면 KAI는 어떤가. KAI의 지난해 매출은 2조3000억 원 규모. 여기에 영업이익이 1500억 원을 넘겼다. KAI의 매출 증가 추세에 비추면 이 정도의 영업이익은 당분간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사업부지 확보에 관해선 투자의향을 밝히지 않고 있다.

MRO산업의 성장은 인근 진주시로서도 큰 호재다. MRO산업은 항공산업 전반을 함께 성장시킬 것이기에 진주지역 항공국가산단 개발시기도 앞당겨질 것임에 틀림없다. 파이를 키워 나눠먹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아직 투자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MRO 사업계획서 제출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전에 재원 마련 방안을 매듭지어야 한다. 시민들이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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