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된 진주삼천포농악.
지난해 11월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던 ‘제9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를 위한 정부간위원회’에서 대한민국 농악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오랫동안 한국인의 삶 속에 살아온 농악이 이로써 아리랑(2012), 김장문화(2013) 등과 함께 우리나라 열일곱 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우리 사천이 어깨를 들썩일 만한 이름이 등재 목록 첫 번째에 올라 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 진주삼천포 12차 농악(줄여 진주삼천포농악)이다. 평택농악, 이리농악, 강릉농악, 임실필봉농악과 함께 우리나라 5대 농악에 속하며 이들 중 가장 먼저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선정된 진주삼천포농악은 사천 남양에 전수관을 둔 사천의 ‘위대한 유산’이기도 하다.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 김선옥 회장은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오랫동안 준비했고 염원해 왔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입니다. 2009년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11호 연합회’ 이름으로 이미 등재 신청을 해 뒀습니다. 신청에 필요한 자료들도 모두 제출 했고요. 그런데 문화재청에서 아리랑과 김장을 먼저 등재해야 중국과 일본에 빼앗기지 않으니 양보해 달라고 사정을 했었어요. 올해 꼭 등재 하겠다는 약속 아래 말이죠. 앞장서서 많이 싸웠죠. 많이 참기도 했고요.”

농악이 세계의 ‘위대한 유산’이 되는데 그의 열정이 큰 힘이 된 만큼 진주삼천포농악은 우리나라 농악 중 가장 대표성을 띤다. 역사의 깊이나 공연·예술적 가치에서 ‘으뜸’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진주삼천포농악은 기술이 가장 뛰어납니다. 전문유랑집단으로 시작해 농악으로 밥을 먹고 살던 집단이었기 때문에 기예능이 가장 우수할 수밖에요. 보존회 회원들 중에 열심히 한 학생들은 이수 받은 후 서울국립국악원 등 중앙무대에 진출합니다. 어딜 가도 인정받아요.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상쇠의 지휘 아래 각 장면마다 화려한 상모 돌리기와 기예를 볼 수 있는 진주삼천포농악은 12차로 구성 돼 있는데 1차 오방진풀기, 2차 얼림굿놀이(어울림굿), 3차 법고놀이, 4차 길군악, 5차 영산다드래기, 6차 멋버꾸, 7차 등맞이굿, 8차 안전버꾸, 9차 호호굿, 10차 영산 개인놀이, 11차 별달거리(별굿놀이), 12차 허튼굿(헤침굿) 순으로 진행된다.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 한승헌 사무국장은 “사물놀이가 전 세계에 ‘한류’로 퍼져가고 있지만 정작 그 원형인 농악은 빛을 못 보고 있었는데 이번 등재를 통해 사물놀이의 원형이 농악이고 공연물로써 인정받게 돼 기분이 좋다”고 감격해 했다.

그러나 농악이 사천과 한국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의 ‘위대한 유산’이 됐음에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김선옥 회장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됐지만 시민들이 알아본다거나, 이전보다 위상이 높아졌다거나 하는 변화는 아직까지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천에 무형문화재연합 전수관이 지어져 가지만 과연 지역사회가 이 ‘경사’에 대해 반응하는 태도는 너무도 무심한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사천 남양의 전수관에서는 온 세계가 박수쳤던 농악 ‘기예단’이 오늘도 상모를 돌린다. 함께 지켜보고 함께 박수칠 때, 이 유산은 역사와 마음에 남게 되리라 본다.

사천이 품은‘위대한 유산’더 있다!

진주삼천포 12차 농악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경사’를 치르는 동안 끊임없이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사천의 또 다른 무형문화재들이 있다.

사천의 바다와 들에서 먹고 사는 일과 더불어 계승돼 온 우리의 춤, 우리의 노래들이다.
이들도 세계의 문화유산이 되기에 손색없는 가락과 기능을 뽐낸다. 사천시민이라면 꼭 알아둬야 할 무형문화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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