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학부모 '무상급식 중재안' 규탄 기자회견..."본질 파악 못한 미봉책"

▲ 30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다시 시청 브리핑룸에 모였다. 이번에는 참여 학교 수가 더 늘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정동초 김지영 학부모회장.
사천지역 내 13개 학교의 학부모들이 24일 오전 11시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지난 21일 경남도의회 의장단이 제안한 ‘소득별 보편적 무상급식 중재안’에 대해 반발·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엄마들이 모여 ‘학부모 우롱하는 새누리당 도의원 중재안을 거부한다!’는 펼침막을 걸고 “부모 소득을 기준으로 밥 앞에 아이들을 줄 세우는 비교육적 내용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참담한 심정”이라며 규탄했다.

학부모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21일 경남도의회 이름으로 ‘선별적 무상급식 중재안’이 발표 됐는데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는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의원들의 중재안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본질을 파악치 못하고 내놓은 어설픈 미봉책이자 오히려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행위”라며 분노했다.

또한 “이른바 성완종 메모 사건이 터졌고 불미스럽게도 350만 도민을 대표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중재안은 새누리당과 홍준표 도지사에게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는 여론과 정치적 수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여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소속의 사천지역 두 명의 도의원들도 학부모들의 날카로운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3월 19일 경상남도의회에서 사천시를 지역구로 한 박동식, 박정열 의원을 비롯한 44명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의 찬성으로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가 통과된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홍준표 도지사의 독단적이고 파생적 결정에 거수로 화답한 당신들이 이제 와서 마치 선심 쓰듯 중재안을 내 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진정 우리 학부모들이 넙죽 받을 줄 알았다면, 당신들은 정말 민심을 읽을 줄 모르는 정치인임에 분명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피켓을 든 학부모들.
사천 뿐 아니라 경남도의회의 중재안 발표 이후 23일과 24일 도내 시군 곳곳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또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4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도의회가 내놓은 ‘무상급식 중재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박 교육감은 자료를 통해 “도의회가 대의기관으로서 현안 해결을 위해 깊이 고심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중재안은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소득에 따른 선별 급식으로 전환하고, 전년보다 무상급식 대상자가 축소된 것이 그 주요 내용이며 도교육청 부담 예산도 늘어났다. ... 급식으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는 일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전하며 “이제 무상급식 문제는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 가족, 나아가 도민 모두의 관심사가 되었다.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교육가족의 더 많은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의회 의장단이 지난 21일 발표한 ‘무상급식 중재안’은 ‘지역별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소득별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안이다. 즉, 초등학생은 소득하위 70%와 중학생은 소득하위 50%, 고등학생은 읍면지역 소득하위 50%까지 무상급식하고 나머지는 유상급식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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