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사천무형문화재 축제 열려...사천의 문화유산 한자리에

진주삼천포농악 공연 모습.
공연 관람 중인 시민과 관광객들.

조선 후기 화가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통해 우리는 200년이 더 되는 세월을 뛰어 넘어 그 시절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어떤 흔적 혹은 기록이 우리 선조들에게로 향하는 시간여행이 되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1일 선진리성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 ‘2015 사천무형문화재 축제’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사천의 대표적 문화유산 5개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신명을 풀었을 뿐 아니라 그 옛날 가산마을과 마도, 사천 들녘 곳곳에서 생업의 고단함을 이겨주었던 춤과 노래, 연희를 통해 지역의 지난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이유다.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제 제11-5호 진주삼천포농악,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 제73호 가산오광대, 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28호 사천마도갈방아소리, 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9호 판소리수궁가, 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고법. 각기 다른 뿌리와 이야기, 기능을 품고 있는 이들이 한데 모여 각각의 무대를 펼치는 동안 주말 나들이 삼아 선진리성을 찾았던 많은 시민들은 해학과 흥이 넘치는 소리에 발길을 멈췄다.

이날 공연은 지난해 사천무형문화재 통합 전수관 건립이 확정된 이후 사천무형문화재연합회(회장 한우성)가 결성되면서 이뤄졌다. 오전 10시부터 야외공연장 주위에는 각 무형문화재 보존회에서 마련한 탈 만들기, 종이 전어 만들기 등 체험마당이 열리기도 했고, 오후 1시 개회식 이후 가산오광대를 시작으로 판소리수궁가, 고법, 마도갈방아소리, 진주삼천포농악 순으로 공연이 열렸다.

한우성 회장은 “특별히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체감 할 수 있도록 체험행사도 마련했어요. 올해 처음으로 문이 열렸으니 아주 좋은 계기라 여기고 앞으로 유지해 나갔으면 합니다. 우리 시민들이 지역에 이런 문화재가 있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민족과 마을의 평안을 빌었던 선조들의 절박함은 진주삼천포농악의 장구 소리와 마도갈방아의 갈 먹이는 소리, 가산오광대의 울고 웃는 연희, 수궁가와 고법의 찰진 장단 속에 녹아 있었다. 이 소리들을 외면하지 말고 때때로 ‘그때 그 시절’로 시간 여행자가 돼 보는 것이 오늘날 후손된 도리일 듯 싶다.

가산오광대- 축동면 가산리에서 발상한 탈놀음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73호. 한우성 사천무형문화재연합회장이 예능보유자다.

진주삼천포농악-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 쇠가락 변화, 상모 놀음이 화려한 판굿을 만들며 뛰어난 예능을 자랑한다.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됐다. 김선옥 예능보유자가 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사천마도갈방아소리-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28호. 마도에서 전어잡이를 하며 불렀던 노동요. 소나무 껍질에 방아질을 해서 그물에 갈을 먹이는 장면. 예능보유자로 박용준 씨가 있다.
판소리 수궁가-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9호. 사천시 서포면 비토섬을 배경으로 하는 별주부전을 부르는 판소리. 예능보유자 후보 이윤옥 씨가 창을 하는 모습.

판소리 고법-경상남도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에 맞춰 북으로 장단을 쳐 반주하는 것. 이용희 예능보유자후보가 이날 판소리 수궁가 장단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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