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송도근 시장의 막말 논란이 세간을 달궜다. 한 시민이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비난의 글을 올리자 송 시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다 생긴 일이다. 이 시민은 평소 송 시장을 좋게 보고 있었으나, 무상급식 폐지 반대운동에 무심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했음을 글로 밝혔다. 이에 송 시장은 이 시민과 마주쳤을 당시 바쁜 일로 자리를 옮기는 중이었음에도 공개적인 글을 통해 지나치게 자신을 폄하했다며 반발했다. 시민이 게시판에 올린 글이나 두 사람이 나눈 대화록을 보면 서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결말이다. 시민은 송 시장과 통화 후 자신의 글을 아무나 볼 수 없게 가렸다. 그리고 “시장님의 불쾌함이 이해된다”며 사과의 뜻도 밝혔다. 반면 송 시장은 아무런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 글을 올린 시민으로선 전화로 꾸지람만 들은 셈이다. 나아가 “정신 나간 사람”이라거나 “아이들이나 잘 가르쳐, 학대하지 말고”라는 모욕적인 말도 들었다. 일주일 넘게 끙끙 앓다가 언론에 이 사실을 알렸다. 송 시장으로선 보도되기 전 기회가 있었으나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송 시장을 비판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하자 시청 브리핑룸의 문을 걸어 잠갔다. 기자회견문에 송 시장을 향한 인신공격이 들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자의적 해석이었다.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 또는 방해했다.
이번 사태를 보며 송 시장이 내세운 ‘시민이 먼저’라는 시정구호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축동면민 시정보고회를 철회한 것이나 각종 민원성 단체행동에 대처하는 모습을 상기해도 이런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행여 사천시의 주인인 시민을 먼저 배려하고 존중하겠다는 게 아니라, 사천시정을 위해 시민이 먼저 협조하고 시민이 먼저 고개 숙이라는 강압적 뜻이 담겼음인가!

그렇지 않다면 송 시장은 변해야 한다. 스스로 내세운 ‘시민이 먼저’가 무슨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마음을 어루만져 위로를 얻는 시민보다 실망과 분노가 쌓이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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