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철광석 제외 국제물동량 8만 톤 남짓…과거보다 줄어
2만톤급 접안 어려워…컨테이너 대신 중량화물 유치 제안도
첫 관계기관 협의회…학술용역·인근 공단 포트세일즈 모색

▲ 삼천포 신항 전경.
서부경남 중심 국제무역항을 꿈꾸며 398억 원을 투입했으나, 조선소 작업장·야적장으로 전락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는 삼천포신항. 이 문제를 두고 지난 13일 사천시청에서 삼천포신항 활성화 추진 관계기관 협의회가 열렸다.

이날 협의회에는 경남도, 사천시, 지역 수출입업체, 대한통운 등 물류업체, 박동식 도의원과 동지역 시의원 등 정치권이 함께 했다. 항만 물양장 등을 야적장과 작업장으로 쓰고 있던 (주)퍼쉬는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경남도는 삼천포화력으로 들어가는 유연탄 등 연료 물동량은 1000만 톤에 이르지만, 이를 제외한 삼천포신항 물동량은 철강제품, 모래 등 100만 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 관계자는 “모래 등을 제외하고, 지난해 실제 국제 물동량은 불과 8만 톤 밖에 되지 않는다”며 “과거에는 10만톤은 넘었다. 신항 정비 이전보다 낮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경남도 항만물류과 측은 항만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 의향 등 사천시의 노력을 주문했다. 그러자 박동식 의원 등이 즉각 반발했다. 아무런 기반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조례를 먼저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 박 의원 등 지역정치권은 경남도의 크레인 도입 등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크레인 도입에는 약 50~70억 원이 소요된다.

회의 모습.(사진= 사천시 제공)
결국 이날 회의는 지역 업체들의 의견을 듣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EEW코리아, 부영해운 측은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중량화물 위주로 선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EEW코리아관계자는 “2만톤급 1석을 가지고는 컨테이너선이 못들어온다”며 “2만톤급 이하의 물동량이 자주 들어올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야 한다. 광양항은 널리 알려진 터라 1만톤급 배도 자주 들어간다. 삼천포항은 재원조차 알려져 있지 않아 선사들이 주저한다. 기본적인 정보제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영해운 관계자는 “지금 신항은 특정업체에게 390억 원짜리 공장 부지를 제공한 셈이다. 부두를 만들어 놓고 공장으로 쓰고 있다”며 “무엇을 수출하고, 수입할 것인가 깊게 고민해야 한다. 수출 물류가 진짜 일어날 수 있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도 항만물류과는 업체측 의견을 듣고 난 후 삼천포신항 활성화 방안 연구를 경남발전연구원에 협조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도·시의원들은 용역비를 확보하여 실제적인 항만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여 줄 것을 요구했다.

도는 이번 첫 회의를 계기로 사천시, 상공회의소, 신항운영협의회 등이 참석하는 관계기관 협의회를 계속 열기로 했다. 또한 사천시 주관으로 물동량 확보를 위한 포토세일즈를 진행하고, 기업유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신항만 사용현황. (사진=사천시 제공)
이날 회의는 삼천포신항 현실태에 대한 내용파악과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했지만, 실질적인 해법을 찾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경남도 관계자는 “항만활성화를 위한 논의를 이제 시작한 셈”이라며 “앞으로 함께 해법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삼천포신항은 1966년 4월16일 무역항으로 지정됐다. 이에 2006년 7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약 5년간 390억 원을 투입, 2만 톤급 부두 1개 선석과 1만톤급 부두 2개 선석을 포함하여 7개의 선석을 확보했다. 현재 물동량이 없어 퍼쉬 등에서 물양장 대부분을 야적장 겸 작업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 민원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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