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의 도시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를 계량화하기가 쉽지 않으니 콕 찍어 얘기할 순 없겠다. 그러나 사천을 떠나 큰 도시로 나가보면 도시 인지도가 매우 낮음에 절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차라리 삼천포라 하면 금방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사천이라 하면 아예 처음 듣는다는 이도 더러 있을 정도다. ‘항공의 메카, 사천’이 보통의 국민들에게 인식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나 보다.

반대로 삼천포에 대한 국민 인지도는 매우 뛰어나다. 역시 정량화하기는 쉽지 않으나 ‘잘 나가다 삼천포’란 말 때문이든,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때문이든 순간순간마다 브랜드로서 온전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그 배경이 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삼천포가 이름난 항구였음을 꼽는다면,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이 몇이나 될까.

그런데 최근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390억 원이란 큰돈을 써가며 새롭게 꾸민 삼천포항(=삼천포 신항)이 당초 계획대로 쓰이지 못하고 조선소의 작업장이나 야적장으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크고 작은 배들이 삼천포항을 그다지 즐겨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남도와 사천시는 삼천포 신항 조성공사가 끝나면 2만 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240m, 주민들을 위한 친수 호안 329m, 물양장 등을 갖게 되고, 이럴 경우 서부경남 유일의 무역항인 삼천포항은 그동안 수심이 얕아 1만톤급 이상 선박을 접안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개선하게 되는 셈이었다. 이는 마산항이나 여수항을 이용해온 사천, 진주 등 서부경남 수출·입 업체들에겐 희소식이었다.

그러나 준공 후 3년 넘게 지나는 지금, 예측은 빗나갔다. 삼천포 신항을 관리하는 경남도 항만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신항 조성공사 이전에 비해 물동량 변화가 거의 없다. 2만 톤급 선박 접안으로 화물 물동량 증가는 물론 유관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얘기는 정치인들의 입 발린 소리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를 마냥 두고 볼 순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경남도와 사천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누군가 크루저를 운항시키겠다고 했다. 동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다. 실현 가능한 삼천포 신항 미래 청사진을 보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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