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sse au faucon en Algerie - La curee) 1863

Chasse au faucon en Algerie - La curee 1863
프랑스 대서양 연안 항구도시 La Rochelle에서 1820년 태어난 외젠 프로망탱(Eugene Fromentin)은 북 아프리카, 특히 알제리를 주요 배경으로 그린 풍경화가이자 미술비평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가이다. 그는 법률학교를 졸업하고 미술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어 풍경화가였던 Louis Cabat의 문하에서 몇 년 동안 그림을 배운다. 그러다가 그의 삶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사건이 생기는데 바로 알제리 방문이었다.

1846년 친구 둘과 방문한 알제리는 젊은 Fromentin에게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했고 그 뒤 여러 차례 알제리를 방문하면서 그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인류학자, 특히 민속학적(ethnological science) 방법 연구에 업적을 남기게 된다. 그런가 하면 그는 예술이론에도 매우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네덜란드 미술, 특히 루벤스와 렘브란트의 미술에 대한 비평서를 출간하기도 한다. 그는 이 저작에서 처음으로 예술 비평(art critics)이라는 틀을 통해 루벤스와 렘브란트의 예술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그림, ‘채석장에서의 매 사냥’은 Fromentin이 두 번째 알제리를 방문한 뒤에 그려졌는데 동일한 장면의 매 사냥 그림이 몇 편 있다. 황량한 사막의 풍경을 그린 수평적 그림(이 그림은 루브르에 소장되어 있다.)과는 달리 이 그림은 종적인 구도로서 덤불과 함께 멀리 채석장이 보이는 곳을 배경으로 서 있는 두 마리의 말과 역시 멀리서 달려오는 말들의 묘사가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전히 매들은 분주하게 사냥을 하고 있고 먼저 사냥을 시작한 매가 사냥을 해 오자 시종들이 매로부터 사냥감을 분리하고 있다. 적갈색 말을 탄 노인은 아마도 족장인 듯하고 백마를 탄 시종은 또 다른 매를 날리려 하고 있다.

매 사냥은 아시아에도 그 전통이 있다. 몽고의 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매 사냥 풍습이 있는데 몽고가 고려를 침략했을 때 고려 사람들이 매를 키우는 鷹坊을 만들어 매를 공급했다는 기록이 있다. 매 사냥을 할 때에는 그림에서처럼 매가 사냥해 온 사냥감을 빨리 매로부터 뺏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매는 사냥 본성을 잃게 된다고 한다. 결핍이란 늘 부정적인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결핍을 통해 매는 언제나 사냥본성을 유지하게 된다.

Fromentin은 “예술이란 보이는 세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Fromentin이 가진 예술에 대한 인식을 표현한 말인데 이는 Eugene Delacroix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Delacroix는 사실주의 화가로서 인상주의로 인도했는데 그는 심원한 색채의 사용을 통해 눈에 보이는 세계를 화가의 내부에서 재편하여 그의 회화에서 새롭게 표현하였는데 이러한 예술적 경향을 Fromentin이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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