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젊은 사회학도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란 책이 눈길을 끈다.

극심한 장기 경제 불황을 겪으면서 양극화는 심해지고 직장 구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그래서 자신들의 미래가 결코 희망적이지 않음에도 일본 젊은이들은 되레 ‘행복하다’거나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느끼는 경향이란다. 미래를 불안해하면서도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낀다? 이런 모순적 상황에 대해 작가는 역설적으로 ‘희망이 없기에 행복하다’고 진단했다.

얼핏 봐도 공감이 가는 얘기다. 미래를 낙관하며 살아가는 이가 물론 행복하겠지만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 이의 현재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이런 경우가 일반화되기는 쉽지 않다.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최소한의 경제생활을 꾸려갈 수 있거나 사회보장제도가 안정된 사회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될 것이다. 만약 이런 사회구조적 모순을 보고도 젊은이들이 순응하고 침묵만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눈을 돌려 사천 지역사회를 바라보자. 처한 상황에 따라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겠지만 주어진 조건을 하나씩 따져 보면 절망을 품기엔 아직 이르다.

그동안 답답했던 항공산업 돌파구가 지난 연말을 계기로 뚫리는 양상이다. 항공산업특화단지와 항공국가산단 지정에 이어 멀게만 보였던 항공MRO사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일단 사천의 미래 먹거리산업에 활로가 열린 셈이다.

문화예술계에도 경사가 났다. 우리나라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 된 것이다. 우리지역의 진주삼천포농악이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로 가장 먼저 지정됐고, 이번 문화유산 등재 목록에도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으니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지역사회의 안목과 노력 여부에 따라 사천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만드는 일도 가능할 테다.

반면 사회적으론 지역간 계층간 갈등요소가 적지 않다. 어쩌면 이 갈등요소를 어떻게 잘 어루만지느냐에 사천의 미래가 달렸는지도 모른다. 지역정치권과 원로들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평범한 시민들이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도록 지혜를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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