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고입선발고사...13년 만에 부활했다 내년엔 폐지
"우리가 실험용 쥐인가요"

▲ 지난 3월 경남도교육청이 공지한 ‘2015학년도 고입선발고사 시정표’.
19일 경남을 비롯한 전국 7개 시도에서 고입선발고사가 치러진다. 일반계 고등학교와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진학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2015학년도 고입선발고사’다.

이는 지난 2002년 경남도교육청이 폐지한 이후 2012년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당시, ‘경남지역 고등학생 학력 수준이 전국 하위권으로 떨어져 중학교 교육 정상화’를 꾀하겠다며 2015학년도 고등학교 진학 대상자부터 다시 치르기로 한 것이다.

지난 6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당장 올해부터 고입선발고사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중3’들은 이에 열렬이 ‘호응’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계획은 다시 바뀌었다. 이미 3월에 고입선발고사를 골자로 한 ‘2015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이 고시됐기 때문에 올해만 예정대로 시험을 치고 내년부터 고입 선발고사를 폐지하기로 한 것.

“실험 당하는 원숭이 같아요. 이랬다저랬다, 교육정책 자체가 믿음직하지 못한 것 같아요. 더군다나 올해만 치르는데 50%나 반영이 되니까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며 공부를 해야 하고요.”

사천읍의 한 중학교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어느 중3 학생의 하소연이다. 이 학생은 평소 내신 공부를 열심히 해 왔지만 고입선발고사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압박감에 독서실을 다니며 새벽 2시까지 공부에 매달리기도 했다. 내신을 잘 받아뒀어도 시험 점수가 낮게 나오면 불리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크게 작용했다.

“왜 우리만 이걸 해야 하는지 억울해하는 친구들이 많죠. 특히 내신 관리에 열심히 노력해 온 친구들은 중학교 1,2,3학년 전체 범위를 다시 훑는 대신 고등학교를 대비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니까요. 그리고 학교 선생님은 고입선발고사가 중요하다고 하시고 학원 선생님은 ‘의미 없으니 예비 학습을 하라’고 하시고 의견들도 달라요.”

삼천포에 있는 한 중학교의 3학년 교실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한 교사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이 “우리가 실험실 쥐냐”라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한다고.

또 다른 중3 학생은 “18일이 예비소집일인데 우리는 이 시험을 쳐본 선배가 없어 친밀한 조언을 구하기도 어렵다. 대체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 애석한 상황에 빠져 힘들어하는 올해 ‘중3’들의 바람은 한 가지다.

“앞으로는 공부하고 싶은 의욕이 불끈불끈 생기는 교육정책이 생겼으면 해요.”

한편, 사천에서는 사천고, 곤양고, 용남고, 삼천포고, 삼천포여고, 삼천포중앙고등학교가 고사장으로 지정됐고 수험생들은 19일 아침 8시 20분까지 지정된 고사실에 입실해야 한다. 1교시 시작 시각인 8시 50분 이후에는 입실이 불가능하니 이점을 숙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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