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가 <풀밭위의 점심식사>를 처음 발표했을 때 파리의 모든 예술 비평가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불러 일으켰으나 반면에 수많은 젊은 화가들을 마네 주변으로 불러 모으는 힘이 되었고 이 에너지가 후에 인상주의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창조하게 되는 동력원이 된다. 물론 모네의 해돋이가 발표되어 인상주의라는 말이 등장하기 이전이었지만 마네의 작품들은 현대미술을 창시한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마네 화풍의 특색은 지나치리만큼 단순한 선 처리와 강한 필치, 풍부한 색채감에 있는데 이 작품 Das Boot(The Boat)에 잘 나타나 있다. 센 강위에 배를 타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마네 자신이다. 모델은 모네와 모네의 부인이다. 인상주의의 원칙인 외광(Plain air)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네를 묘사하고 있다. 마네(Cloude Monet)는 모네보다 십년쯤 위의 나이였지만 동일한 예술적 성향 탓에 깊은 우정을 나누었는데 이 그림 역시 그런 우정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마네의 아버지 오귀스트 마네는 법관이었고 당연히 그의 아들도 법률가가 되기를 희망했으나 마네는 공부에는 능력도 관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집안의 권유로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하려 했으나 그 마저도 어려워진 탓에 마침내 마네는 그림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마네는 1853년에서 1856년에는 독일과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여행하였는데 이때 그는 네덜란드 화가 프란스 할스와 스페인의 화가인 디에고 벨라스케스와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장차 인상주의라는 흐름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마네를 인상주의의 범주로 묶는 것은 그의 화풍에도 있지만 그림의 주제와도 관련이 있다. 마네는 스승이던 쿠튀르(Thomas Couture)에 대한 반감이었는지, 아니면 아카데미 파에 대한 반감이었는지 종교, 신화적이거나 또는 역사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거의 그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작품 <풀밭 위의 식사>는 신화적 소재를 바탕으로 했다. 1863년 마네는 Suzanne Leenhoff와 결혼하는데 Suzanne Leenhoff는 마네의 집안에서 마네의 동생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선생이었다.

조용히 흐르는 센 강위에 햇빛의 반사로 생긴 빛의 산란과 그 빛에 의해 드러나는 아내의 모습을 화폭에 담고 있는 모네의 모습은 매우 진지해 보인다.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멀리 강 둑 위 높은 공장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보인다. 민중들의 정부 파리 코뮌이 무너진 후 혼란스러운 정치사회 현실을 뒤로 한 채 강위에 배를 띄우고 거기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네를 그린 마네의 그림은 평화롭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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