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인구가 10월말 기준 11만9691명으로 12만에 육박하고 있다. 1999년 11만9745명으로 떨어지며 12만 선이 무너진 이래 무려 15년만의 일이다.

2005년 11만1930명으로 바닥을 친 이래로 9년에 걸쳐 8000명 가까이 꾸준히 늘었다. 비록 지역별 편차가 있긴 하겠지만 올해 안, 늦어도 내년 3월 정도면 12만에 이를 전망이라니 다 함께 축하할 일이다. 이참에 사천시가 작은 기념행사라도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인구가 는다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를 ‘사천도시기본계획 2020’과 비교하니 씁쓸하다. 2010년이면 16만, 2015년이면 18만에 이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기본계획은 기본계획일 뿐이다. 또 인구를 부풀려 예측하는 것이 개발 수요를 어느 정도 확보해놓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정도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사천시가 도시기본계획을 세우는 것은 국내외적인 여건 변화에 대응하면서 도시 발전의 장기 비전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그에 따른 도시 공간구조를 설정하고 개편하며, 그 과정이 친환경적으로 이뤄지도록 해 시민의 삶의 질을 더 높이려는 뜻도 있다. 다행히 5년 내지 10년 주기로 계획을 다시 세우니 개발 수요를 너무 높이 잡을 필요도 없다.

사천시가 미래 인구를 크게 부풀려 잡는 것은 도시 공간구조를 설계함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필요 이상의 택지를 공급해야 하고, 산업단지를 확보해야 하며, 그에 따른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도로를 놓고 다리를 더 놓아야 한다.

거꾸로 공동주택과 산업단지 공급은 다시 인구증가의 원인이 되는 셈이니, 미래예측 인구는 더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지자체의 예산이 지나치게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쓰이도록 하는 모순을 낳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시민들 피부에 와 닿는 민생예산은 부족해져 삶의 질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사천의 미래, 좀 더 그럴 듯하게 그리자. 현실성을 염두에 두자는 얘기다. 10년 후 20년 후, 대박 나는 사천이 아니라 그 과정이 괜찮은 사천.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사천에서 살고 싶고 꿈꾸고 싶도록 만들자.

다섯 살 아이에게 열 살 애가 입을 새 옷을 지어주고 행복하길 바랄 순 없는 일이다. ‘도시기본계획 2030’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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