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경상대 미생물학과 교수
재력가인 형제가 ‘사람의 성격과 능력은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태어난 뒤에 형성되는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하다 내기를 한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흑인 거지와 앞날이 창창한 증권회사의 중역인 백인 청년의 처지를 서로 바꿔버린다. 함정에 빠져 졸지에 마약 사범으로 체포되어 거지가 된 백인청년은 배가 고파 도둑질을 하게 되고 급기야 자살 시도까지 하지만, 그 반대로 흑인 거지는 증권 중개인으로 성공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대역전(Trading place)'이라는 영화의 일부분이다. 이 영화의 설정은 얼핏 말도 되지 않아 보이지만 사람의 성격과 능력은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두 번의 유산 끝에 입양을 결심한 노르웨이의 부부와 불행하게도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미국의 부부는 중국의 한 입양기관에서 각자 딸아이를 품에 안는다. 이 두 부부는 두 아이가 같은 드레스를 입었고 외모가 닮아 있어, 입양기관에 문의했으나 ‘쌍둥이가 아니다’란 답만 얻는다.

그러나 양부모들은 두 아이가 쌍둥이 일 것이라 확신하고, DNA 검사로 이 둘이 쌍둥이 자매란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으로 입양된 미아와 노르웨이로 입양된 알렉산드리아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만날 날을 기다린다. 입양 후 8년이 지났을 때, 미국의 미아 가족은 노르웨이의 알렉산드리아의 집을 방문한다.

이 이야기는 두 소녀의 만남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미아와 알렉산드라’의 줄거리이다. 이 잔잔하고 감동적인 다큐는 ‘알 수 없는 끈으로 연결된 두 소녀의 깊은 유대감’을 보여 준다. 한편으로는 자매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성격, 취향, 걸음걸이 등이 꼭 닮아 있음을 보여준다. 쌍둥이는 유전자(DNA)가 같다. 따라서 미아와 알렉산드리아가 공통적으로 보이는 성격, 취향 등의 특징은 유전자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사람의 성격과 능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환경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유전자(DNA)에 의한 것일까? 답은 명확하다. 유전자도 중요하고 환경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자녀 양육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우수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니 유전자를 탓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흔히 자녀들을 훈육할 때 ‘너는 누구를 닮아서’란 말을 쓴다. 은근히 유전자 탓을 한다. 유전자 탓을 한다고 해서 어떻게 바꿔 볼 방법이 없지 않은가?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의 성장 환경을 바꾸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하였다고 한다. 유전자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사천이 아이들 키우기 좋은 환경을 가진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오늘 우리 아이들의 생활환경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것이 어떨까?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