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수십 킬로 추격전 예사…형사미성년자 악용‘도돌이표’

▲ 차량을 훔친 10대가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났다가 추격 끝에 붙잡혔다. (사진= 경남경찰청 제공)
닷새에 차량 3대를 훔친 13살(중1) 소년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소년은 경찰 추격을 피해 훔친 차로 수십 킬로미터나 도망 다녀 경찰이 혀를 내두르게 했다.

범행을 저지른 소년은 사천에 사는 정아무개 군. 정 군은 지난 9일 밤11시께 자신의 집 근처에 열쇠가 꽂힌 채 주차돼 있던 이아무개(43) 씨의 승용차를 훔쳤다가 이튿날 밤 경찰 검문에 걸렸다. 정 군은 즉시 달아났고, 경찰의 추격전이 이어졌다. 경찰 추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도망가던 정 군은 진주를 거쳐 창원까지 달아났다가 다시 창원시내를 빠져나가던 중 마산합포구 진동면 동전터널 근처에서 순찰차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이 과정에 경찰관 2명이 골절상과 타박상을 입었다.

정 군은 경찰 조사에서 “운전을 해보고 싶었다” “호기심에서 그랬다” 등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군의 도주거리는 80킬로미터가 넘었다. 경찰은 정 군이 만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여서 처벌하지 못한 채 부모에게 인계했다.

그런데 정 군의 차량절도 행각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지난 7일 밤에는 또래의 여자친구와 함께 사천읍 한 볼링장 근처에 세워졌던 차를 훔쳐 돌아다니다 8일 저녁 남해군 창선연륙치안센터 앞에서 경찰 검문에 걸렸다. 정 군은 이번에도 도주를 시도했다. 경찰은 50킬로미터를 뒤쫓아 공포탄까지 쏜 끝에 이들을 붙잡았다. 이보다 앞선 6일에는 외제차를 훔쳐 타고 다니다 사천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경찰은 정 군이 형사미성년자인 점을 악용해 범행을 되풀이한다고 보고 심리상담과 함께 보호관찰이나 소년보호시설 위탁이 가능한 소년보호처분을 창원지방법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형사미성년자란 만14세가 되지 않아 형법상 책임 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으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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