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기 세계로여행학교 ‘개교’…‘프리스쿨’ 거쳐 8월 11일부터 3개국 순례

▲ 공정여행이자 민간외교사절단이며,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여성들의 영상편지를 배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제4기 세계로여행학교'를 떠난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지난달 29일 진주YMCA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와 진주YMCA가 주최하고, <뉴스사천>과 間문화교육연구소가 후원하는 ‘제4기 세계로여행학교’가 지난달 29일 열린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이번 세계로여행학교에는 사천, 진주, 함양에 거주하는 중고등학생 10명이 참여한다.

세계로여행학교는 국내에서 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여성들의 본국 가정을 방문해 국내에서 촬영한 영상편지를 전달하고, 현지 가족들의 영상편지를 녹화해 다시 이를 전달하는 것을 주요 활동으로 하는 공정여행이다.

이는 2005년 인도네시아 12가정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4차례 186가정에 영상편지를 전달했다. 초기에 성인 자원봉사자들 중심으로 진행되다 2012년부터는 세계로여행학교라는 이름으로 지역 안팎의 청소년과 함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하반기 세계로여행학교는 8월 11일부터 23일까지 12박 13일 동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방문해 총 10가정에 영상편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세계로여행학교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진주YMCA 허 빈 간사는 “이번 여행은 여러 기관들이 협력해서 진행되는 데다 영상편지 전달을 포함해 다양한 신규 프로그램이 마련돼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제3기 세계로여행학교까지는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가 주도하고, 협력기관이 비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였지만, 제4기부터는 진주YMCA가 공동주최 기관으로 나서고, <뉴스사천>과 間문화교육연구소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해 준비과정에서 수료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뉴스사천>과 間문화교육연구소는 7월 13일부터 5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프리스쿨(사전교육)’에서 각각 글쓰기 특강과 타문화 이해 특강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間문화교육연구소는 인도네시아의 한국어학원인 ‘진주학원’에서 현지인 강사의 연수프로그램도 맡았다.

▲ 이날 오리엔테이션에는 학부모들도 참석해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다문화 공정여행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間문화교육연구소 조은희 소장은 “대부분의 현지인 한국어 강사의 경우 유학생이나 이주노동자로 한국을 경험했던 사람들이지만,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한국어를 접할 기회가 줄어든 탓에 보수교육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며 “이번 기회에 진주학원은 물론이고,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지인 한국어 강사를 모두 초청해 연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학원’은 이주노동자로 입국해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았던 인도네시아인이 설립한 학원이다. 이주노동자가 본국으로 귀환한 후에도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창업지원활동을 펼쳐왔던 사천다문화통합센터의 도움으로 학원을 설립해, 현재는 인근 도시에 분원을 내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 이정기 센터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활동하면서 이러한 공정여행이 여행자와 현지인을 동시에 성장시키고 모두가 잘 사는 세계시민이 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다”며 “한 기관의 단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보다는 이와 같은 사업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기대하며 공동주최를 하게 됐다”고 추진배경을 밝혔다.

또한 이 센터장은 “지난 3기 여행에서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캄보디아 가정에 태양광 발전장비를 현지에서 조달해 설치한 적이 있는데 예상보다 비용이 저렴했고, 그 가정의 반응도 좋아 이번에는 정규 프로그램으로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영상편지 배달을 중심으로 현지인 한국어 강사 연수, 귀환 이주노동자 창업지원, 입국 예정 이주노동자에 대한 법률강의 등 다양한 다문화 공익사업을 접목시켜나간다는 게 이 센터장의 계획이다.

한편, 참가학생과 학부모 등 2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오리엔테이션에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박상혁 교수가 ‘공정여행의 참된 의미’를 주제로 특강을 펼쳤고, 이어 이정기 센터장이 ‘다문화시민성과 글로벌 역량’에 대한 강의와 함께 여행일정과 세부내용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여행에 참가하는 김민규(15) 학생은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가 크고, 강의를 듣고 나니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며 “여행을 하는 동안 현지인 친구를 사귀어 다른 나라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의 경험이 크다는 말에 공감해 아이를 참가시키기로 결정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둘째, 셋째 아이도 보내고 싶다”며 “그러려면 부지런히 돈을 모아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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