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뜻밖의 ‘세월호’ 참사 탓에 슬픔과 분노로 보낸 4월과 5월을 뒤로하고, 다시 희망의 씨앗을 뿌릴 때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세월호’의 충격이 여전한 가운데 국가의 역할에 근본적 의구심을 갖는 이가 늘고, 국가를 움직이는 주요 장치인 ‘정치’에 회의감을 갖는 분위기도 커졌다. 행여 정치 무관심이 선거 무관심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염려스럽다.

일각에서 불거진 금품살포 의혹도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천시장에 도전하는 한 후보 측 지지자가 지지를 호소하며 현금을 뿌렸다는 게 경찰이 두고 있는 혐의다.

이미 사건 관계자 2명이 구속됐고,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로선 결코 유쾌할 수 없음이다.

이렇듯 6·4지방선거를 둘러싼 환경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 더럽고 귀찮다고 정치와 선거에서 눈을 돌릴 수 있는 일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네 삶 곳곳에 ‘정치’ 아닌 것이 없거니와 그 정치는 ‘선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가 지닌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관심사다. 당연히 여러 의견으로 엇갈릴 수 있겠는데, ‘생각과 철학의 다름’ 또는 그저 ‘이익을 쫓은 결과’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엉뚱한 대책, 임시방편의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유권자들은 이를 경계하면서 선거와 정치 참여를 통해 참과 거짓을 가려내어야 한다.

금품살포의혹 사건도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만약 경찰이 의심을 품고 있는 것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는 유권자들로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반드시 투표로서 응징해야 한다. 허나 이러한 혐의가 아직 완벽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유권자들로선 헷갈릴 수밖에 없겠다. 경찰의 빠른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중요한 점은 정치 무관심, 선거 무관심으론 더 나은 세상 만들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은 무엇이었으며, 사고 수습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허망한 구조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투표가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투표가 바른 결정이길 바란다면 선거 과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누가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 그 공약이 실현 가능한 건지 아니면 달콤한 공수표인지, 금품살포 등의 반칙을 누가 했는지 아니면 누군가 유언비어를 내뱉고 있는 건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우리 사회는 더 밝아지고 ‘희망’의 불씨를 이어갈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