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과 병충해에 멧돼지의 습격까지…“농사짓기 갈수록 힘들어지는 세상”

▲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농민들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사천지역 들녘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미 지난달 24일 사남면과 향촌동에서 첫 모내기를 시작한 터라 벼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특히 분주한 모습이다.

12일 사천시 신벽동 벽동마을에서 만난 한 농민은 “4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요즘처럼 논갈이를 하고 모내기를 준비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면서도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풍년이 들어도 나아지는 게 없어 결국 손에 쥐는 건 빚”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나락값’이 예전 같지 않은 데다 기상이변과 병충해가 잦아져 농사를 짓는 게 갈수록 힘이 든다는 게 그의 한탄이다.

지난달 23일 모판작업을 끝냈다는 곽제형(64·사천시 남양동) 씨는 이날 물대기에 앞서 논두렁 제초작업 중이었다. 곽 씨의 이야기도 다른 농민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일교차가 워낙 심해서 모를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고는 하지만 이 때문에 모내기는 예년보다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그는 “작년에 벼먹노린재병 때문에 피해를 크게 입었다”며 “올해는 큰 일 없이 풍년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벼먹노린재’는 벼줄기에 달라붙어 초기생육을 방해하고 벼알까지 말라죽게 하는 해충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의 다른 한 농민은 “최근 들어 멧돼지들이 자주 출몰해 농작물을 망친다”며 “이를 막아 보려고 논밭 주위로 그물을 설치해 보기도 했는데 효과가 크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논밭은 물론이고 가정집까지 침입해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이래저래 농사지으며 먹고살기가 더욱 힘들어진 세상”이라며 입을 모았다.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작년에는 해안가 농지를 중심으로 벼멸구 피해가 컸다”며 “올해는 방제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제용 무인 헬리콥터를 최대 15대 투입해 사전방제를 진행하고, 병충해 발생했을 때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각 농가에 신속하게 전파해 대처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각 읍·면·동사무소와 연계해 일손과 농기계 이용을 지원하고, 농민이 참여할 수 있는 현장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등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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