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를 깨 아이를 살리듯, 불법과 탈법의 틀을 깨야 합니다"

▲ 최인태 사천지역자활센터 센터장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고자 자활의 현장에서 충실히 일하는 안산지역자활센터와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참여자 자녀 3명이 이번 세월호 참사로 실종 되고, 자활기업 ‘한뜻가온’ 대표자 자녀 1명이 사망했습니다.

저도 사고로 아이를 잃고 한참을 방황한 적이 있었기에 그 가족들의 아픔이 얼마나 크고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까? 똥이 더럽다고 하지만 나무 밑에 있으면 더럽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밥이 제아무리 좋다 하나 머리나 옷에 붙어 있으면 더럽다 할 것입니다. 있어서는 안 될 자리에 있는 것, 그것은 중심을 잃은 것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중심을 잃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 사람들이 자리를 꽉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칼도 부엌에서 어머니가 들면 좋은 음식을 만들지만, 강도가 들면 사람을 상하게 합니다. 똑같은 권력도 휘두르는 사람에 따라서 국민을 이롭게 하고, 해롭게 하기도 합니다.

정도전은 “왕은 신하를 두려워하고, 신하는 백성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국민을 두려워합니까. 이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송나라 때 재상, 사마광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같이 놀던 아이 하나가 물이 가득 담긴 큰 항아리에 빠졌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어쩔 줄 몰라 물러서거나 달아났습니다. 이때 사마광은 커다란 돌을 들어 단숨에 항아리를 깨어 아이를 구했습니다.

항아리를 깨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불법과 탈법이 판을 치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 일에 우리들이 나서야 합니다. 살아 남은 사람들의 몫입니다.

삼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가족을 위해 두 손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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