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없었지만 가족단위 밤 공연 관객 늘어...사천시·문화재단 “시간·비용 넉넉한 준비 필요”
올해도 역시 축제의 관건은 ‘날씨’였다. 벚꽃이 이미 3월 마지막 주에 피기 시작해 축제가 시작된 무렵에는 대부분 져버렸다. 게다가 일요일에는 비가 내려 예년에 비해 관객이 줄어든 것도 축제관계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하지만 올해 축제에서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뮤지컬형식의 개막공연이나, ‘용의 길 순환열차’, 그리고 선진리성을 밤늦도록 밝혔던 밤 공연들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천출신 연예인 특별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하명지, 미스트로트, 남훈 등 가수들이 활기차고 따뜻한 공연을 펼치며 관객과 호흡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미술·서화 작품들이 야외에 전시되고 밤에는 조명으로 작품을 비춰 나들이를 나온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 사천이 낳은 ‘석학’ 구암 이정 선생을 기리는 ‘제5회 구암제’도 지역민들의 참여 속에 펼쳐졌다. 11일 오후 구계서원에서 구암제 서제를 지낸 후 과거시험과 삼일유가행렬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렸다. 삼일유가행렬에는 사천고등학교 학생들이 참가해 구암 이정 선생을 몸소 추모하는 기회로 삼았다.
사천지역 각 학생 학생들과 주민들이 여럿 참여해 축제를 도운 봉사단들도 눈에 띄었다. 외국인 안내 자원봉사에 참가한 고등학생들은 “비록 벚꽃은 없어도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지역민들 외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이런 축제를 즐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예산 삭감으로 타악 축제 개최가 불투명한 가운데 사천문화재단 거취 역시 ‘벚꽃 피는 시기’ 만큼 불투명해 보인다. 자원봉사 학생들의 바람대로 외국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축제가 되려면 벚꽃이 피고 지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축제를 이어가고 준비하는 수고에 힘을 보태주면 될 듯싶다.
심애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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