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양지역 남강댐 관련 펼침막 사천시가 ‘불법’이라며 철거

불법이라며 수난을 당한 펼침막(현수막).

남강댐 용수증대사업과 운영수위 상승계획을 반대하는 운동이 전 시민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사천시가 관련 펼침막(현수막)을 ‘불법’이라며 철거해 말썽이 일었다.

현재 남강댐 관련 펼침막은 읍면동 지역을 불문하고 사천시 전역에 안 붙은 곳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유독 곤양면 곤양IC와 고속도로 사천휴게소 근처에 걸렸던 펼침막이 16일 오후 2시~4시 사이에 사라졌다.

펼침막을 걷어간 곳은 사천시 건축과. 민원 전화가 들어와 수거했다는 게 담당자 설명이다.

이에 펼침막을 붙였던 남강댐운영수위상승결사반대 곤양면대책위에서 크게 반발했다. “사천시 차원에서 반대하고 있는 문제를 왜 곤양면에서 내건 것만 불법이라며 수거했느냐”가 그들의 주장이다.

농민단체회원들이 중임이 된 곤양면대책위원들이 사천시청을 항의방문 하자 “펼침막에 적힌 내용이 문제가 있어 민원이 들어온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담당자의 실수였다”면서 입장을 철회했다. 그리고 관련 펼침막 모두를 다시 내걸겠다고 약속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이날 사천시가 수거한 펼침막에는 최근 시민들 사이에 얘깃거리가 되고 있는 “남강댐 수위상승 개소리를 중단하라”(곤양면농민단체협의회)라고 적힌 대형 펼침막이 포함돼 있었다.

이 펼침막은 사천휴게소 근처에 걸려 있었는데, 이를 본 시민들 사이에는 “다소 거친 표현”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속 시원하게 잘 뽑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펼침막 철거 사태를 부른 것은 따로 있었다. 곤양면농민회 이름으로 내건 “남강댐 용수증대 씨부리는 한나라당 홍준표는 각오하라”라는 펼침막이 문제였던 것이다.

현재 여당인 한나라당과 원내대표 이름이 거론돼 있는 것이 누군가에게 거슬렸 것이란 얘기다. 그래서 그 누군가가 사천시에 ‘민원’이란 형태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 건축과에서는 “전화로 접수했을 뿐 기록으로 남기지는 않았다”고만 할 뿐 '민원'에 관한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곤양면대책위 김봉균 사무국장은 다른 가능성도 제기했다. “민원이 아니라 알아서 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사천시나 경찰을 겨냥한 주장이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사천시나 경찰 관계자는 한 마디로 펄쩍 뛰었다.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었다.

이번 펼침막 철거 사태는 수거한 펼침막을 사천시가 다시 내걸기로 하면서 몇 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현재 남강댐 문제나 한국항공 매각 문제로 사천지역 곳곳이 ‘허가 받지 않은’ 펼침막으로 뒤덮인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특정 단체 것만 철거하는 일이 어떻게 생겼는지 여전히 궁금증을 남긴다.

또 이번에 수거된 펼침막 중에는 앞서 언급한 두 장 외에도 다른 곳에 내걸린 여느 펼침막과 같은 것들이 포함돼 있어 더욱 황당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펼침막 철거' 해프닝을 빚은 문제의 펼침막.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