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세계타악축제 발전토론회 열려…설문조사 통한 시민 의견 수렴도 ‘때 늦었지만 발전 가능성 모색’ VS ‘찬·반 없는 반쪽 토론회’ 논란

▲ 사천세계타악축제 발전방안을 다양하게 내 놓은 다섯 명의 토론자들. 하지만 사천시의 패널 선정에 대해 ‘타악축제 찬성자들만 모았고 찬·반 없는 반쪽짜리 토론회’라는 비판을 얻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3시 사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사천세계타악축제 발전토론회가 열렸다.

시민들과 사천지역 문화예술단체장, 이·통장 등 150여명이 모였고 토론 패널로는 남양중학교 박형춘 교장, 이웅재 경남일보 기자, 장병석 사천문화원장, 이문상 전 시의원이 참여했고 진행은 국제대학교 이우상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토론을 진행하기에 앞서 ‘사천세계타악축제의 가치와 발전방향’이라는 발제를 통해 “이번 토론회는 찬·반을 나눠 각자 의견을 개진하기 위한 토론이 아니라 사천세계타악축제의 고질적 문제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검토해 자성의 기회를 갖고 발전가능성을 진단해 보는 자리다. 축제 존폐여부를 결론짓기 전에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며 취지를 밝혔다.

이 교수는 또 타악축제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고 “서울시 드럼페스티벌 외에 지역축제에서 ‘타악’을 주제로 한 것은 사천세계타악축제가 유일하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나 춘천마임축제 등 타 지역 유수한 축제들처럼 체류형 관광객 유치, 사천시민으로 구성된 타악그룹 결성과 지원 시스템 마련,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완한다면 문화관광부지정축제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들도 개선해야 할 점들을 내 놓았다. 이웅재 경남일보 기자는 “시민들에게 ‘타악’이라는 주제에 대해 보다 명쾌한 취지, 의의를 전달해야 한다” 말하며 “타악경연대회와 청소년씨름대회를 연계하는 등 새로운 컨텐츠를 구체적으로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이 씨는 또 “예산 수립과 계획은 당해 연도에 하지 말고 1년 전에 미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장병석 사천문화원장 역시 타악축제의 모태가 삼천포 농악임을 강조하며 “국립농악단을 만들어 타악축제가 지역고유문화의 명맥을 이어가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시의회에서 타악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한 후 올해 축제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이달 중순에 있을 177회 임시회에서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열린 것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한 시민은 토론회가 끝나고 “그 동안 타악축제를 잘 즐겨왔는데 꼭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찬·반 없이 진행된 것을 두고 반쪽짜리 토론회라는 비판도 면치 못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사천예술촌 부촌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반대의견을 가진 패널이 한명도 없는데 토론회가 성사될 수 있냐”며 “이미 예산은 삭감이 됐고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발전 방안 토론회는 축제가 끝난 직후 이뤄졌어야 하지만 시의회의 예산 삭감 역시 개선 방안들을 먼저 논의한 다음에 심사숙고 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좀 민감하더라도 시의회에서 축제예산을 전액 삭감한 부분에 대한 것이나 그 과정에서의 갈등 등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됐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토론회를 두고 각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사천시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나온 개선방안과 시민들 의견 수렴한 것을 시의회에 제출해 추경 편성이 되도록 요청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하며 “문화관광부로부터 5000만 원의 국가지원도 확보했는데 이대로 축제를 중단하지 말고 어떻게든 개선·유지 방안을 찾아보자는 의지로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천시는 토론회 때 참석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총 9개 문항 중 ‘사천세계타악축제가 필요한가’ 문항에서 123명의 응답자 중 42명이 ‘꼭 필요하다’, 68명이 ‘필요하다’, 13명이 ‘필요없다’로 답변했고 기타의견으로는 ‘축제가 매년 같은 내용으로 반복돼 흥미 없다’, ‘예산에 비해 짜임이 없다’ 등이 있었다. ‘축제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물음에는 110명이 ‘그렇다’, 13명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반대 이유로는 ‘타악축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채무도 많은데 너무 많은 행사를 개최한다’ 등이 있었다. 그 외 의견에는 ‘새로운 축제 개발보다 타악축제를 보완해서 개최해야 한다, 우리 지역 풍물단을 중심으로 개최해야 한다’ 등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시의회 분위기가 두 편으로 나뉜 듯 해 추경예산 편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토론회 참석한 두 명의 시의원 의견도 엇갈렸다.
한 편에서는 예산삭감까지 왔던 과정에 있어 개인 간의 감정대립도 작용했던 만큼 축제 자체의 발전가능성을 타진해 추경이 편성돼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추경예산 편성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뜻을 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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