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갑오년 정월대보름, 140여 곳에서 크고 작은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다채

▲ 신벽동 지산마을에서도 액운을 날리고 복을 비는 달집이 타올랐다. (사진=사진작가 이외돌 씨 제공)
지난 14일 갑오년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을 맞아 사천 곳곳에서는 풍요로운 삶과 지역 발전을 기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140여 곳에서 크고 작은 달집이 타올랐고 지신밟기도 이어졌다. 삼천포수협에서는 제36회 풍어제를 올리며 어민들의 무사와 만선을 기원했고 곤양면에서는 곤양면민건강걷기대회에 이어 북문교에서 정월대보름달집태우기가 펼쳐졌다.

서포면 별주테마파크 옆 들판에서는 주민들이 준비한 마당극 ‘비토섬 러브 스토리’가 한바탕 신명을 낸 후 달집태우기가 이어졌고 축동면 하탑 마을회관, 서포 대포마을, 벌용동 용두마을, 향촌동 봉전 저수지 앞에서도 달집행사가 열렸다.

▲ 한 주민이 사천앞들에 세워진 달집에 ‘소원성취’ 종이를 달고 있다. 속옷이 담긴 비닐·종이 가방도 많이 달려있다. 액운을 날려버리겠다는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아닐까.
이날 사천읍과 동서금동 팔포에서는 주민과 함께 하는 대규모 달집태우기 행사가 펼쳐졌다.

오후 4시 사천앞들에서는 사천청실회 주관의 제17회 달집놀이 행사가 시작됐다.

천여 명의 시민들은 가족, 친지, 친구와 함께 무리를 지어 앞들을 찾았고 사천청실회는 직접 담근 김치와 돼지국밥과 두부, 막걸리를 행사장을 찾은 모든 시민에게 제공했다. 연날리기 대회, 풍물놀이, 민요 공연 등 다양한 무대 행사도 이어졌다.

해가 지면서 시민들은 달집 주변을 촘촘히 둘러섰고 정만규 사천시장을 비롯한 시·도의원, 기관 단체장, 지방선거 출마예정자 등이 참여해 달집에 불을 붙였다.

이날 행사에 온 장영숙(정동면) 씨는 “이 달집처럼 세상이 환하게 다 밝아졌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모두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세상도 밝아지지 않겠냐”라며 소감을 밝혔다.

행사 준비부터 진행까지 분주한 하루를 보낸 사천청실회 한 회원은 “창의적으로 시정운영이 이뤄지면 좋겠다. 스포츠인프라 구축 등 공장 가동 외에도 문화나 레저 생활이 잘 발전되길 바란다”며 “현실이나 자신의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진짜 우리 시민이 뭘 원하는지’를 알아봐주면 좋겠다. 옛날 어르신들 생각을 존중하면서 40대, 30대, 20대 각 세대별로 원하는 것들을 잘 아울러 시정에 반영해 주는 사람을 원한다”는 바람을 6월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도 남겼다.

동서금동 팔포 수협냉장냉동창고 앞에서도 천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달집태우기행사가 열렸다.

이날 냉동창고 주변에서는 민속놀이, 노래자랑, 떡국제공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이어졌다. 사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공명선거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정월대보름 저녁 사천 곳곳은 노을보다 붉은 불꽃이 어둑해져가는 하늘을 밝혔다. 사천시민의 소원 종이와 속옷을 넣은 비닐봉지, 종이 가방을 매단 달집은 ‘툭툭’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액운들을 한데 모아 태워 날리는 게 제법 버거운지 폭죽 터지듯 큰 소리가 나기도 했다. 풍요롭고 ‘안녕’한 삶은 이렇게도 혹독한 과정을 지나고야 보름달처럼 여물어 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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