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병주가 만난 사람 (2) 뉴스사천 주주, 세화그룹 이영원 대표

▲ 뉴스사천 주주, 세화그룹 이영원 대표

“사천에서 제대로 된 신문 만든다는 얘기 듣고 반가운 마음에, 또 고향 위해 조그마한 기여 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추석 연휴 첫날이던 9월 18일, 한산한 뉴스사천 사무실을 찾아온 이가 있었다. 세화그룹 이영원(65) 대표. 뉴스사천과 최근에 인연을 맺었다 할 그는 종이신문을 준비하던 (주)뉴스사천에 적지 않은 자본금을 투자했다. 말이 좋아 투자이지, 자본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니 후원이란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그는 스무 평 남짓에 지나지 않는 뉴스사천 사무실을 둘러보고는 “이 정도면 사천의 대표 언론으로 성장해 가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겠는데요!”라며 밝게 웃음 지었다. 7개 계열사에 연간 4000억 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그룹 대표의 말에서 소박함과 함께 깊은 배려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뉴스사천이 가진 꿈과 미래를 설명하는 동안 이영원 대표는 이따금 자신이 살아온 과정과 영업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느끼고 깨달은 점을 들려줬다. 거기에는 알차고 바른 지역신문을 만들려는 뉴스사천과, 더 살기 좋은 도시를 가꿔가야 할 사천시가 새길만한 내용이 가득했다.

이 대표의 삶의 궤적부터 쫓아 보면, 그는 사천읍에서 1950년 태어나 동성초-진주중-진주고를 거쳐 중앙대에 진학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해 1976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고, 2000년 퇴사할 무렵엔 해외영업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2001년부터는 포스코(POSCO)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에서 11년간 근무하며 사장으로 퇴임했고, 2012년엔 유영E&L(주) 대표이사를 맡음과 동시에 7개 계열사로 구성된 세화그룹 총괄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지나온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대표는 어려서부터 고향을 떠나 생활했다. 그러다 동생(뉴스사천 이영주 발행인) 소개로 뉴스사천을 알게 됐고, 뜻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보탰다는 얘기다.

“다른 지역 출신들 보면 고향에서 신문을 받아보는 일이 많던데, 부러웠습니다. 뉴스사천도 출향인들에게 고향소식 잘 전해주길 바랍니다. 사천사람들이 살기 좋아지도록 기여하면서, 훈훈한 이야기도 많이 실었으면 좋겠네요.”

뉴스사천에 대한 이 대표의 당부는 짧았다. 대신 고향 사천을 향해 품었던 속마음을 천천히 털어냈다.

“사천, 삼천포가 통합한지 18년이에요. 그런데도 아직 완전한 융합이 안 되는 듯 보여 안타깝습니다. 바깥에서도 더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출향인들 모임인 향우회도 사천향우회니, 삼천포향우회니 하며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처럼 멀리 나가서 보면, 정말 그런 구분은 아무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는 기업활동 하기에 지자체마다 여건은 비슷하다고 했다. 세제 혜택이나 행정적 편의 제공이란 게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하므로, 재정자립도가 뛰어난 몇몇 지자체 빼고는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른 바 특수전문직에 있는 고급 인력들을 함께 끌어 들일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주거환경이나 문화시설 등 ‘삶의 질’ 영역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자체가 인프라를 조성하고 나면 사천시민들은 좋은 인심을 보여줘야 해요. 특히 외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도시가 성장합니다.”

이 대표는 이른바 ‘해외영업통’으로 뼈가 굵었다. 그래서 그룹 CEO가 된 요즘도 세일즈를 목적으로 해외에 머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는 자신이 직장에 첫발을 디뎠던 37년 전과 비교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너무나 크게 달라졌다고 회상했다.

“외국에 있다 보면 현지 고객들의 눈을 통해 한국을 보게 되는데, 예전엔 서구 사람들이 나를 보고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 이런 순서로 물었는데, 지금은 ‘한국인이냐’고 먼저 묻습니다. 그만큼 위상이 달라진 거죠.”

그는 국가의 위상이 사업이익과도 직결된다고 했다.

“중국이 외화보유 1위의 나라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물건의 품질을 증명하는 사회시스템이 안 돼 있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불량식품이 너무 일상화 돼 있습니다. 이는 중국사람들의 품성으로 여겨져 국가신뢰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칩니다.”

이영원 세화그룹 대표는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오랜 경험에서 나온 듯 세계경제 흐름에서부터 사천 지역경제에 관한 얘기까지 술술 훑었다. 끝으로 뉴스사천 운영에 관해서도 한 마디 덧붙였다.

“좋은 신문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거잖아요. 사람에 대한 투자,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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