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댐 대응’ 지역 확산 분위기 속 사천은 탈퇴 논란

지난 19일 남강댐공대위의 궐기대회 장면
남강댐 용수증대사업에 반발하는 세력이 도 단위로 뭉치고 있다. 반면 남강댐사천대책위는 소통 부재 속에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주변 지역 대책위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사천 진주 산청 하동 남해 지역민들로 구성된 ‘남강댐용수증대반대 서부경남공동대책위’(줄여 남강댐공대위)와 이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상수원 이전 저지 서부경남행동연대(준)’는 오는 4월7일 경남도청 앞에서 도민궐기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궐기대회 이후 김태호 도지사를 만나 남강댐용수증대사업의 조건부 찬성 입장을 철회하고 전면 백지화 입장을 천명해 달라는 요구를 할 계획이다. 또 한나라당 경남도당을 방문해 같은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또 이날 궐기대회에는 서부경남도민뿐만 아니라 중부/동부경남도민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8일 마창진(마산 창원 진해) 시민단체들의 결의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4월7일에 궐기대회를 가짐과 동시에 남강댐 관련 범경남도민대책위가 공식 발족할 예정이며, 이에 앞선 4월2일 마산에서는 ‘도민대책기구 제안단체 회의’가 열린다.

남강댐 관련 5개 시군 공동대응 대책회의 모습(6일)
이 같은 움직임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남강댐용수증대사업과 부산시광역상수원사업이 낙동강정비사업이란 대규모 국책사업과 맞물려 진행되는 데다, 서부경남만으론 ‘지역이기주의’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도민대책위는 앞으로 부산과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까지도 포함하는 낙동강유역 전체를 아우르는 대책기구로 발전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남강댐수위상승결사반대사천시민대책위(줄여 남강댐사천대책위)는 조직 확대를 꾀하기보다는 한껏 움츠리는 분위기다. 겉으론 “일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서”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강댐사천대책위 박종순 위원장은 남강댐공대위 회의에 참석한 다음 날인 26일 진주대책위 홍순태 사무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대위에서 빠지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에 관해 홍 사무국장은 “전날 회의에서 박 위원장의 시각과 일처리 방식에 불만을 터뜨린 사람들이 많았고, 기구 개편 과정에서 상임위원장을 맡기지 않은 것에 서운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25일 있었던 회의는 ‘19일 궐기대회’를 평가하고 조직기구 개편 등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상임위원장은 진주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종표씨가 맡고, 나머지 지역대책위나 서부경남행동연대(준) 대표 5인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결정됐다.

남강댐사천대책위 박종순 위원장
하지만 남강댐공대위 탈퇴를 선언했던 박 위원장의 이야기는 달랐다. 그는 공대위의 일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 홧김에 불쑥 내뱉은 말이라고 설명했다.

“완전히 탈퇴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일을 같이 할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이다. 솔직히 회의만 하고 있으면 뭐하나. 피해현황을 조사하는 등 실질적인 대응책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나아가 박 위원장은 다른 지역과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일을 푸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견해도 밝혔다. 득보다 실이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천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관계자는 이런 박 위원장의 견해가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이 관계자는 “이 문제는 사천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다. 가능한 많은 조직과 넓은 지역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응하고 인식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사천대책위의 소통부족을 지적했다.

그의 지적대로 남강댐사천대책위는 2월17일 창립회의 이후 전체 회의는 한 차례도 없었으며 두 차례의 임원진 회의가 있었을 뿐이다. 나아가 임원진 회의 또는 공대위 회의 내용과 전체 일정에 관한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이런 지적에 관해 박 위원장은 “당장 회의를 소집할 만큼 중요한 변화사항이 없다. 재정 마련을 위해 단체마다 회비 납부를 권해도 네 단체만 응할 정도로 참여도도 낮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책위 참가를 공식 제안했으나 이에 관한 동의가 한 달 넘게 이뤄지지 않아 관련 단체도 반발하는 상황이다.

다음 남강댐공대위 회의는 4월1일 저녁7시 진주시새마을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이 회의에 참석할 뜻을 밝혔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사천대책위가 홀로 가느냐 아니면 주변지역과 연대해 함께 가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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