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노조, 대한항공 지분인수설에 반발.. 26일 보고대회 가져

26일 KAI 노조원들이 대한항공의 KAI 경영권 인수 움직임에 반발해 조합원 보고대회를 갖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노조가 대한항공의 KAI 경영권 인수 움직임에 반발해 조합원 보고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한배 노조위원장은 “대한항공이 KAI를 날로 먹으려 든다”며 강력 대응할 뜻을 밝혔다.

보고대회가 열린 26일 오후3시 KAI본사 내 원형경기장에는 1000여명의 조합원들이 모였다.

KAI노조 이해웅 부위원장의 경과보고에 이어 단상에 오른 박한배 위원장은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해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IMF로 어려움을 겪던 1999년, 삼성 대우 현대 3사가 통합될 당시 대한항공은 독자 생존하겠다며 통합을 외면했었는데 KAI가 흑자경영으로 전환되자 날로 먹겠다는 마각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KAI는 2007년에 42억원, 2008년에 191억원의 경상이익을 냈고, 올해는 269억원의 경상이익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 

박 위원장은 또 “대한항공이 운송과 제조를 동시에 영위해왔으나 제조부문 경영과 투자가 소홀해 지금은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운송부문이 대한항공의 주력사업인 만큼 이해관계가 상충할 경우 제조부문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도 내놨다.


그는 “대한항공은 UAE 정부가 적극적으로 요구한 Etihad 항공의 인천 취항에 적극 반대하여 T-50 실주 요인으로 작용한 바가 있다”면서 그 예를 들었다.

박 위원장은 KAI가 2011년에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 상장을 계획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주주사들이 더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팔 수 있도록 해야함을 강조했다.

그는 또 “대한항공이 2003년에 KAI 지분 인수를 시도할 때 전 직원과 진주사천지역 시민들이 함께 반대운동을 벌여 막아냈다”면서 “이번에도 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에 참가한 한 조합원은 “99년 이후 인력구조조정, 공장매각, 임금동결에 상여금 반납 등 직원들이 뼈를 깎는 고통으로 회사를 살렸는데 만약 대한항공이 인수한다면 회사가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대한항공의 지분인수를 반대했다.

대한항공의 KAI 지분인수 논란은 최근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KAI는 산업은행이 30.5%, 현대자동차 삼성테크윈 두산인프라코어가 20.5%씩 등으로 지분이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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