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 실국장 회의에서 제안.. 광양 1년만에 실패 ‘신중해야’

▲ 경남도가 삼천포항에 크루즈 노선 유치를 검토하겠다니 반가우면서도 우려스럽다. 사진은 뉴스사천 자료사진.
홍준표 경남지사가 삼천포항과 일본 시모노세키항을 잇는 크루즈 노선 개발을 제안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얼마나 깊이 연구된 제안인지는 의문이다.

MBC경남과 경남도민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홍 지사가 5일 가진 도청 실국장 회의에서 “최근 일본 재일교포 단체 등과 만난 자리에서 삼천포항과 시모노세키항을 잇는 크루즈 노선을 개발하자고 제안했다"는 것.

이어 “삼천포항 여객터미널 구상 때 앞으로 삼천포항에서 시모노세키를 오갈 수 있는 크루즈 노선까지 감안하고 지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언급이 나오자 삼천포항-제주항 노선 여객선터미널 건립 문제가 지역현안으로 떠올라 있는 사천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다. 제주를 잇는 여객선 노선에 이어 시모노세키항을 잇는 크루즈 노선이 생길 경우 삼천포항은 국제적 관광항이 됨과 동시에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여객선터미널 건립 문제도 쉽게 풀릴 것이란 기대를 거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아직 일러 보인다. 인근 광양항에서 시모노세키항을 오가던 여객선이 운항 1년만(2011년 2월~2012년 1월)에 관광객과 물동량 부족, 누적적자 심화로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광양시와 광양항만공사가 나름대로 이 사업을 밀어줬지만 결실을 못 본 셈이다. 나아가 또 다른 운항업체를 섭외해 내년 6월 운항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니 삼천포항으로선 더더욱 악재로 작용한다.

이처럼 크루즈 국제노선 취항이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실제로 손에 넣기까지 그 과정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여객선터미널 건립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터미널 위치를 두고 경남도와 해운업체 사이에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지만 국제여객터미널로 격상될 경우 검토해야 할 문제와 거쳐야 할 절차가 훨씬 복잡해진다. 이로 인해 터미널 건립 시기는 더 늦어지게 되고 삼천포-제주 노선 이용객들의 불편은 그 만큼 길어진다는 얘기다. 하루 빨리 제 자리를 잡길 기대하는 지역민들 입장에선 여전히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경남도가 삼천포항과 시모노세키항을 잇는 노선을 개발하겠다는 것 자체를 반대할 일은 아니다. 충분히 검토하고 가능성이 있다면 해운업체가 나설 것이니 그때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

다만 아직 익지 않은 생각이 거창한 정책제안으로 바뀌고, 이것이 마치 당장 추진될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선 안 되겠다. 지역개발과 발전도 좋지만 실효성 있는 제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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