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래에 쏟은 30년 열정! 2012 최고농업기술명인 장영길 씨
"이렇게 맛있는 참다래를 혼자 잘 생산해선 경쟁력이 없어요. 지역이 함께 농사가 잘될 때 소비자가 찾고, 가치가 올라갑니다. '더불어 사는 것이 잘사는 것' 30년 농사를 지으며 배운 진리입니다."
사천서 고품질 참다래 생산과 기술보급에 앞장서 온 장영길(55, 향촌동)씨가 농촌진흥청 주관 2012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과수분야)에 선정됐다. 올해 경남에서는 딱 2명이 선정됐으며, 사천시 농업인 중에서는 최초로 기록됐다.현재 한국 골드키위 생산자 연합회장인 장 씨는 2ha 규모로 참다래 농사를 짓고 있다.
1958년 향촌동(이흘동)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인근 지역서 직장생활을 했다. 1986년 아버지께 1000평 정도의 땅을 물려받으면서 농업에 발을 디디게 됐다. 당시는 농산물 수입개방의 파고가 점차 높아지던 시기였다. 우루과이 라운드 등 더 이상 벼농사에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 대체작물 찾기에 고심을 거듭했다.
장 씨는 시농업기술센터와 연을 맺으면서 유기농법을 알게 됐고, 경남도농업기술원과 농협 등을 찾아다닌 끝에 유기농 참다래 재배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는 1989년께 과감하게 벼농사를 포기하고, 참다래 과수농가로 전환했다.
장영길 씨는 참다래 기술보급에 힘쓰면서 자체적인 연구를 거듭했다. '어떻게 하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까.' 그의 고민은 계속 됐다.
끈질긴 연구 끝에 그는 1991년께 수입에 의존하던 인공 수분기를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꽃가루 채취기와 건조기, 석송자 대체품 개발 등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장비 및 자재를 국산화시켰다. 하지만 특허출연은 하지 않았단다. “좋은 것을 혼자 가지면 안된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었다. 그가 자체개발에 성공한 기술 등은 다른 참다래 농가 등으로 확대 보급됐다.
2000년에는 아미노산 유기질 비료를 자체 개발, 품질인증까지 받았다. 이듬해에는 주종, 당귀, 감초 등을 활용한 자체영양제도 개발에 성공해, 인근 농가에 보급했다. 유기질 비료로 키운 참다래는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장 씨가 개발한 비료와 영양제 덕분에 기술 이전을 받은 인근 농가들의 소득이 20% 향상됐다. 그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참다래 재배달력은 농가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장 씨는 2010년 참다래 부분에서 유일하게 무농약 친환경농산물인증서를 획득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사천시 사이버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직거래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6년 참다래 전국협의회 부회장 시절에는 농작물 재배보험에 참다래를 포함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참다래 농가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선 면적이 확대되어야 해요. 지금도 뉴질랜드, 칠레, 이탈리아에서 수입되는 물량이 국내 유통량의 70%에 이르거든요. 일단 수입산에 대응할 수 있는 고품질 국산 참다래의 생산이 늘어야 합니다.”
그는 이번 최고농업기술명인 선정과 관련해, 오랜 세월 함께 해온 사천시농업기술센터와 지역 농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장 씨는 “소비자가 구태여 수입 참다래를 찾을 필요가 없을 때까지 전국의 참다래 농가들과 함께 노력을 할 것”이라며 “1살 유아부터 100살 어르신까지 편하게 드실 수 있는 참다래를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장 씨는 최고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돼 받은 상금 100만원을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며 사천시에 기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