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필요성 인식 부족으로 사회적 소외 당해

사천읍사무소 뒤편에 위치한 두량지역아동센터

“여기서 공부하는 게 너무 재밌구요, 밥도 맛있어요!”

사천읍 두량지역아동센터를 2년 넘게 다니고 있는 6학년 강혜선양의 말이다. 3학년 겨울방학 때 이곳과 인연을 맺은 이후 성적도 오르고 여러 가지 문화 체험들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했다.

사천읍 평화리 21번지, 사천읍사무소 뒤편에 위치한 두량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003년 두량리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던 백운균(44세, 현 사천시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장)목사에 의해 시작됐다.

(왼쪽부터) 박윤미 교사, 자원봉사자 제니씨

지난 2004년 지역아동센터 관련 법률이 정립되면서 규모가 일정정도의 수준에 맞아야 계속 운영할 수 있다는 법적 규정 때문에 2005년에 이곳으로 옮겼다.

122㎡ 규모의 두량지역아동센터에는 두량리와 사천읍 인근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7살에서 16살까지 학생 3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직원은 백운균 시설장, 학부모와 학생 상담, 센터 살림을 담당하는 오숙희 생활복지사, 교육을 담당하는 박윤미 교사,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필리핀 출신의 결혼이민자 제니(자원봉사자)씨 등 4명이다.

이곳에서는 일선학교에서 일반적으로 배우는 교과목은 물론 논술과 축구교실, 기타교실 등 다양한 문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축구교실과 기타교실은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이뤄지고 있다.

영어와 논술 수업을 받고 있는 두량지역아동센터 학생들

다른 지역아동센터처럼 이곳에 다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결손가정이나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 가기가 힘들뿐더러 부모의 보살핌이 꼭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방치될 수 있는 이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받도록 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사회적 돌봄 시설이 바로 지역아동센터다. 현재 사천지역에는 두량을 비롯해 그루터기, 꿈샘, 두레, 방주, 창대, 하늘바라기, 슬기배움터 등 8개의 지역아동센터에서 250여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은 녹녹치 않다. 학생들 식비와 인건비, 건물 임대료, 각종 공과금 등 지출해야할 돈이 수도 없이 많지만, 정부(50%)와 도시비(각 25%)에서 매월 지원되는 2백2십만원(지난해 기준)으로만 겨우 겨우 꾸려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 지원비마저도 올해부터 10만원 가까이 줄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서 이 예산의 증액을 추진했는데,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백운균 두량지역아동센터시설장(사천시지역아동센터 연합회장)
“가난한 사람은 몸으로 때웁니다. 그게 정답입니다”

그 돈으로 어떻게 운영을 할 수 있는지를 묻자,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백 회장의 방법이라고 했다.

더욱이 지역아동센터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후원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기업의 경우 인식이 없어서 후원을 안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은 SPP에 후원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공문을 보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더라구요. 다른 기업들도 찾아 가봤지만 필요성에 대해서 못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역 대형마트나 일반 가계들을 찾아가서 부탁을 하는데, 인정 때문에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회적 인식 부족뿐만 아니라 “지역아동센터와 운영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아 더 힘들다”는 것이 백 회장의 설명이다.

“정말로 순수한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하다보니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비가 나오니까 돈을 버는 줄 알고 삐딱하게 바로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관이나 저희나 힘듭니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저는 월급조차 받지 않고 있습니다.”

백 회장은 끝으로, “소외받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지역아동센터가 더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