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관리청 "준공한 지 얼마 안 지났는데, 글쎄.." '부정적'

▲ 사천시가 제안해 23일 부산국토관리청 설계자문위원회가 검토한 송포교차로 개선안. 한층 나아진 입체식교차로이긴 해도 중복투자 등의 비난이 부담스러워 보인다.
국도3호선 송포교차로의 지하통로가 너무 좁다는 지적에 따라 시작한 사천시의 교차로 개선사업이 당초 평면교차로 계획에서 입체교차로 방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관할 기관인 부산국토관리청은 여전히 이 사업에 부정적이어서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

사천시는 지난 2월 주민설명회를 열 때만 해도 신호등을 설치하는 평면교차로로 변경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기존 입체교차로를 한 단계 개선시킨 새로운 입체교차로를 계획하고 있다.

하행선이 실안방향과 삼천포시내방향 두 갈래로 나뉘어 곧장 흘러가고, 실안에서 사천읍방향으로 올라오는 상행선은 삼천포시내방향 하행선 아래를 통과한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삼천포시내에서 상행선으로 진입하는 것은 현행 방식과 다를 바 없다.

계획대로만 이뤄지면 특별한 방해 요소 없이 차량 흐름이 원활할 전망이다. 또 평면교차로로 전환할 경우 사고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는 국토관리청의 지적도 피할 수 있다.

▲ 국도3호선 송포교차로 전경
하지만 현재로선 송포교차로 개선사업이 사천시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23일 진주국토관리사무소에서 ‘송포교차로 개선사업 기본설계 관련 설계자문위원회’가 열렸지만 자문위원들과 국토관리청 관계자 모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토관리청의 기본생각은 ‘지금의 도로가 통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해당구간에 대한 확장공사가 마무리된 지 불과 1년 여 만에 공사를 다시 함으로써 받게 될 ‘부실설계’와 ‘중복투자’ 비난도 부담스럽다.

이와 관련해 부산국토관리청 이선득 도로계획과장은 23일 전화통화에서 “오늘 가진 자문위원회는 사천시의 제안이 타당한지, 구조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등을 살핀 것”이라면서, “당장 ‘안 된다’는 소리는 못하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건 사실”이라 말했다.

반면 사천시는 송포교차로 개선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천시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 서로의 의견만 오갔을 뿐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국토청에서 조만간 회신이 와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지역민들의 민원에서 출발한 문제인 만큼 이 문제를 길게 가져가겠다는 게 사천시의 속내로 보인다.

한편 송포교차로 개선사업이 평면에서 입체식으로 바뀌면서 예상되는 사업비 또한 크게 증가했다. 당초 60억 원이던 사업비가 186억 원으로 껑충 뛴 것이다.

하지만 사천시는 “가능한 시비를 들이지 않고 국비로 해결할 계획”이라 밝히고 있어, 이래저래 송포교차로 개선사업의 앞날이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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