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입깃보다 독성 더 강한 라스톤입방해파리 다수 출현
올해 유난히 무더운 여름철 날씨 탓에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해파리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국내에선 처음으로 해파리에 쏘여 한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파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 사천 앞바다도 해파리로부터 결코 안전지대가 아님이 취재 결과 드러났다. 지난 14일 사천 남일대해수욕장에서 맹독성을 지닌 것으로 분류되는 라스톤입방해파리가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라스톤입방해파리는 국립수산과학원이 ‘맹독성’으로 분류하는 해파리다. 해류의 흐름이 약한 남해연안 내만에서 수온이 최고조(약 25℃ 이상)에 달하는 여름철에 표층에서 수심 3m 사이에서 주로 출현한다. 몸체가 거의 투명하고 작아서 맨눈으로 이들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라스톤입방해파리에 대한 국내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해파리의 독성에 관해 연구하는 김의경 교수(경상대학교 수의학과)조차도 “국내에선 최근에 발견돼 해독에 관한 연구가 돼 있지 않다”고 14일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유해 해파리의 독성을 현장에서 바로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개발해 어민들에게 보급한 바 있다. 그는 조만간 라스톤입방해파리의 개체를 확보해 독성 연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교수는 또한 “라스톤입방해파리가 맹독성이긴 해도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독성이 강하긴 해도 몸집이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 하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해파리에 쏘였을 경우 “식초나 알코올보다 바닷물로 씻어내고, 플라스틱카드 같은 것으로 피부를 긁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증상이 심해지면 당연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렇듯 맹독성의 라스톤입방해파리가 출현하자 남일대해수욕장을 관리하고 있는 사천시와 통영해경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해파리 수거작업을 펴는가 하면 피서객들에게 물놀이를 자제해 달라는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한편 남일대해수욕장에서 20년 넘게 레저사업을 한다는 홍학용 씨에 따르면, 라스톤입방해파리는 2011년 여름에 처음 발견됐고, 올해의 경우 폭염이 시작된 7월 하순부터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 동안 이 해파리에 쏘여 통증을 호소하는 피서객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