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대로 세계일주>5. 유쾌한 상상이 넘치는 곳, 스페인 구엘 공원

▲ 까사 밀라 꼭대기의 굴뚝. 파도가 치듯 굽이굽이 곡선으로 만든 건물에서 어린 아이와 같은 가우디의 창의력과 자유스러움이 느껴졌다.
난 건축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고 싶었다. '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가우디를 만나기 위해 맨 처음 찾아간 곳은 구엘 공원.

사진에서 보던 구엘 공원의 심벌인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도마뱀'도 직접 보고, 유닉함의 극치인 타일로 꾸며진 유선형의 의자에도 앉아 보았다. 그리고 구엘 공원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과 단속을 피해 언제든 도망갈 수 있도록 우산 위에 귀걸이 등을 팔고 있는 외국인 노점상들, 그림과 음악을 팔고 있는 거리 예술가들도 만났다.

구엘 공원은 그랬다.

▲ 헨델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을 연상시키는 구엘공원 입구. 가우디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작품들 때문에 구엘 공원을 걷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세계일주를 꿈꾸던 당시 내가 기대했던 그대로 자유로움과 유쾌한 상상이 넘치는 곳

또한 가우디 나이 서른 살 때인 1882년 3월 19일(성 요셉 축일) 공사를 시작해 1926년 6월 죽을 때까지 교회의 일부만 완성했으며, 나머지 부분은 현재까지도 계속 작업 중에 있고, 교회 전체가 완성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는 ‘성 가족성당’이란 뜻의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는 어떠한가?

기하학적 모양과 무늬로 내가 가지고 있던 성당에 대한 이미지를 깡그리 무너뜨렸다.

그런 가우디를 배출한 나라답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거치면서 다양하고, 많은 거리의 예술가들을 볼 수 있었다.

▲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만난 아이디어 넘치는 거리의 행위 예술가들... 그들이 주는 유괘함에 웃음짓다가도 한편으론 하루종일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그들의 삶의 고달픔이 느껴져 마음이 무거웠다.
나름의 개성 있는 분장을 하고 하루 종일 같은 포즈를 취하며, 관광객들의 조그만 성의(?)를 기다리는 그들에게서 스페인의 문화적 활력과 삶의 고단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예전 같으면 무조건 좋기만 했을 텐데, 나이 들어가며 세상을 알아 가는 '나'를 발견하는 것에서 조금은 서글픔을 느낀다.

하지만 따뜻한 열정의 나라 스페인에서 나에게 가장 감동을 준 건 천재 건축가 가우디도, 마지막까지 유럽 지역에 남아 있는 이슬람 문화지역인 그라나다도 아닌 ‘타파스’다.

그래! 스페인에는 일본의 스시에 결코 밀리지 않는 타파스가 있다. 올리브 오일을 발라 바싹하게 구운 바게트 위에 생선, 야채, 고기 등 각기 다른 신선한 토픽을 올린 '타파스'.

한 조각에 보통 1~2유로씩 하는 이 비싼 술안주(?)는 보는 이의 군침을 삼키게 만들고, 그 훌륭한 맛은 나 같이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술을 마시게 했다.

▲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게 하는 바싹하게 구운 바게트 조각 위에 다양한 토핑을 얹은 '타파스'

이 글은 김윤경 시민기자가 2010년 7월부터 2011년 7월까지 13개월간 세계 곳곳을 다니며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기록한 여행기다. 그녀는 1997년 해군장교로 임관해 근무하다 2010년 11월에 소령으로 전역했으며, 지금은 보건교사로 일한다. 고향은 경남 진주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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