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대로 세계일주>1. 지나는 사람조차 예술적으로 보이는 도시 '로마'

▲ 로마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유적인 콜로세움...5만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는 이 거대 원형경기장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처절하게 그들의 생의 마감했을까...
드디어 세계일주를 꿈꾸게 만든 도시, 로마에 입성했다. 너무나 보고 싶었던 나라였기에 총 여행기간 중 1달을 배정했지만 나의 결론은 ‘짧다!’였다.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 시칠리아도 보지 못할 만큼.

그래서 다시금 이 나라를 와야겠다고 결심할 만큼 볼 것이 많은 그런 나라가 이~탈~리~아~였다.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느끼면서 보고자 했던 곳이기에 일주일을 로마에 머물렀다. 바티칸 성당을 비롯하여, 트래비 분수, 천사의 다리, 스페인 분수 등 보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았다.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 같이 평범해 보이는 겉모습의 건물도 들어가면 미켈란젤로가 리모델링해 기하학적인 모양의 세련된 대리석 바닥과 이탈리아 거장이 한 돌 한 돌 세공했을 것 같은 입체적인 돔 모양의 천장을 볼 수 있었고, 구석에 허름한 모양으로 위치해 있어 자칫 지나치기 쉬운 산 카를로 알레 콰트로 폰타네 성당에는 대리석 조각이 '저렇게도 섬세하고 섹시할 수 있구나' 싶은 베르니니의 성녀 테레사의 환희가 있다.

그래서 같은 숙소에 머물던 한국 여행자가 본인은 하루 만에 로마를 다 보았다고, 그래서 더 이상 볼 것이 없다고 큰 소리를 치며, 누나는 뭐하느라 일주일이나 로마에 있냐고 물었을 때 순간 화가 났다.

▲ 1. 로마신화에 넵투누스가 문어와 싸우고 있는 모습의 넵투누스 분수.2. 처음엔 목욕탕으로 지어지였다가 그 후 거장 미켈란젤로 리모델링한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의 내부. 부조처럼 생생하게 표현된 그림 때문에 동행했던 친구와 "그림이다", "부조다"로 한동안 논쟁했던 기억에 지금도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왼쪽부터)
하지만 각자의 다른 패러다임이 다름을 인정하기에 "난 감성이 무디고 느린 여행자라 많이 보면 보았다는 것에 치중해 느끼지 못할까 봐 아껴 가며 천천히 보느라 그렇다"고 말해 주었다.

그토록 다시 가고 싶었던 로마에서 맨 처음 만난 것은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이었다. 325년경 교황 리베리우스의 꿈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눈 내리는 곳에 성당을 지으라 해서 지었다는 곳.

그리고 거장 미켈란젤로가 내부 설계를 하고, 아메리카에서 가져온 황금으로 화려하게 장식을 한 곳. 때문에 이곳도 엄청 화려하지만 너무 거대하고 화려하게 치장하여 종교적 반감이 들게 만드는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보다 오히려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그곳에서 미술과 건물에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한 작품 한 작품 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진한 감동의 눈물이 나왔다.

더구나 터키, 스페인 등에서 종교시설물 등을 볼 때 통상 2만 원 정도의 관람비를 지불해야 하는데, 로마의 어느 종교시설문을 들어가도 다 무료여서 좋았고, 무엇보다 그 수준 자체가 비교 불가능하다는 것을 고려시 그런 위대한 유산을 잘 보존하고 있는 이탈리아인들에게 절로 감사가 나왔다.

▲ "천사의 성"으로 더 많이 불리우는 산탄젤로 성. 바티칸 광장에서 천사의 성까지 걷는 짧은 시간 동안 햇살에 취하고, 눈 앞에 보이는 멋진 풍경에 취했던 행복한 기억.
비록 그들이 조상에게 의존하여 사는 민족이라는 비난을 받을지라도, 난 그들이 고마웠다. 또한 그때는 없었던 바티칸 박물관 투어를 8시간 동안 받으면서 유럽은 나이 들어서도 갈 수 있다고 말했던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 하냐고. 한 체력 한다고 자부하는 나조차도 허리가 정말 아팠고, 실제로 투어에 참여하신 50대 여행객 3분이 투어 중간에 아픈 허리와 다리를 참지 못해 투어를 포기하고 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어떤 여행객은 거장들의 작품이 밀집되어 있는 바티칸을 3일을 보고도 다 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지금도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베르니니의 천사조각들로 가득한 다리와 함께 있는 천사의 성과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 먹는 장면으로 유명해져 이제는 비오는 날조차 관광객들로 가득한 스페인 광장과 트래비 분수 옆에서 청혼을 하던 로맨틱한 커플의 풍경이 눈에 아른거린다.

그래,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조차 예술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온 도시가 거장들의 작품들로 가득한 역사의 도시 로마는 역시 7일도 부족했다.

▲ 1. 위대한 조각가 베르니니가 교황 우르바누스 8세를 위해 350년 전에 만든 바르베리니 광장의 "트리톤 분수." 2. 한동안 나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은 천사의 성 앞 산탄젤로 다리 위에 있는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이 생생히 표현되어 있던 천사 조각상. 이들 천사상 덕분에 로마의 테베레강을 가로지는 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불린다고 한다. 3. 멋드러진 웅장함으로 서 있는 이의 마을을 단번에 훔쳐가버리는 바티칸 성당 입구. 4. 골목길 계단에서 지나가는 이들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게 만들었던 멋진 로마의 남/녀.(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

이 글은 경남 진주가 고향인 김윤경 시민기자가 2010년 7월부터 2011년 7월까지 13개월간 세계 곳곳을 다니며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기록한 여행기다. 그녀는 1997년 해군장교로 임관해 근무하다 2010년 11월에 소령으로 전역했으며, 지금은 보건교사로 일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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