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솟아 달집태우기 행사 성황... 사건사고는 없어 '다행'


아침부터 잔뜩 흐렸던 하늘은 오후들어 귀한 비를 흩뿌리고서야 맑게 개었다. 정월대보름의 정수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달집태우기'가 자칫 궂은 날씨로 퇴색될까 노심초사 하던 마을사람들의 표정도 따라 개었다.

오후5시를 넘기자 그럴 듯한 달집이 마을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작은 마을에는 작게, 큰 마을에서는 좀 더 크게... 요즘은 달집에도 경쟁이 붙었는지 정성보다는 크기(규모)로 눈길을 끌려는 곳이 많아졌다.

오후6시, 사천읍 앞들에는 대형 달집이 들어 섰고 그 주위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달집은 마을사람들이 매단 액막이용 글귀와 봉투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사천시장을 비롯한 여러 인사들의 축사와 제가 진행되는 동안 동쪽 하늘에서는 둥근 보름달이 얼굴을 내밀었다. 더딘 진행에 이곳저곳에서 불만들이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이 떴는지 어쨌는지 무심하게 연날리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드디어 달집에 불이 붙고... 애타게 기다렸다는 듯 달집은 금새 제 몸 전체로 불을 옮겼다. '타닥 타닥' 소리까지 토하며 치솟는 불길에 사람들의 탄성도 더해졌다. 그러나 두 손 모아 눈감는 사람은 적으니 어인 일일까.

비슷한 시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삼천포대교 공원에서도 정월대보름 맞이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려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모든 액운이 활활 타오르는 불길과 함께 사라지기를 바라며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저마다 소망을 빌었다. 몇몇 시민들을 만나 새해소망을 들어봤다. 

김찰진씨 “아픈 아들이 건강하게 나았으면 좋겠습니더.”

이상여씨 “가족이 몸 건강하고 무사하게 올 한해를 보내고 행복했으면 좋겠서예. 경기가 빨리 좋아졌으면 좋겠고, 어렵지만 모든 게 잘 됐으면 합니더”

탁준엽씨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는데,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장사가 잘 안 되네예. 올해 경기가 좋아져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십니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할 것이라는 둥 경제를 둘러싼 좋지 않은 예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실물경기도 얼어붙고 있음이다. 이를 반영하듯 사람들의 소망도 경제를 빼곤 얘기할 수 없는가보다.

이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 넉넉한 보름달 기운을 받아 꼭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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