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이주노동자 영상편지 전달, 비마시와 MOU 체결도..

사천지역 이주노동자들과 결혼이민자들의 다정한 벗,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 가족들이 사랑의 배달부가 되어 오늘(9일)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센터장 이정기, 줄여 다문화센터)는 지난해까지 사천이주노동자센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지역의 대표적인 외국인지원단체이다. 평소 이주노동자뿐 아니라 결혼이민자들에게 한글교실, 컴퓨터교실, 운전면허교실, 미용교실, 간호교실 등을 열어 생활정착을 돕고 있다.

이 다문화센터가 이번에는 해외봉사단을 꾸려 9일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이정기 센터장과 그의 가족, 자원봉사자 강동식씨, 결혼이민자인 아나 수피아나씨 등 7명으로 구성된 해외봉사단은 앞으로 14일간 인도네시아 숨바와섬 비마시에 머물며 조만간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들어올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예정이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시집와 간호조무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수피아나씨는 삼천포서울병원의 도움으로 비마시 마을을 돌며 조류인플루엔자 예방교육을 편다.

인도네시아 비마시민들에게 사물놀이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 '새터'에서 연습에 한창인 모습.

올해로 5년째 진행하는 이들의 봉사활동 결과로 이번에는 비마시와 지역개발과 협력에 관한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당사자 사이의 이해나 합의사항을 기록한 비공식 문서)도 체결할 계획이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활동을 일상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한국문화원을 건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민간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다문화센터는 이번 여행길에 인도네시아가 고향인 사람들의 동영상을 준비해 그 가족들에게 전하고, 또 그 가족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 옴으로써 ‘사랑의 배달부’ 역할도 하게 된다. 또 온 가족이 준비한 사물놀이 공연도 보여줄 예정이다.

출국 준비 중인 다문화센터 이정기 센터장을 만나 이번 해외봉사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최근 단체 이름이 바뀌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그동안 이주노동자센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점점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사업이 늘었다. 그러다보니 결혼이민자 가족들이 약간 껄끄러워 하는 경향도 있고, 역할에 비해 이름이 적절하지 않다는 자체 진단도 있어서 지난 총회 때 이름을 바꾸었다.

△ 인도네시아 중에서도 비마시를 여러 번 방문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이곳에는 ‘아마드’라는 친구가 있는데, 인근 진주에서 2년간 농기계부품 생산공장에서 일할 때 나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 친구에게 컴퓨터조립과 포토스튜디오 과정을 가르쳤는데, 5년 전 고향으로 돌아가 컴퓨터 관련 창업을 했다. 향상된 기술도 전달하고 안부도 물을 겸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를 계기로 해마다 가게 되었다.

아나 수피아나 씨
△ 이번 방문에는 주로 뭘 하게 되나.

=숨바와섬 비마시가 공항에서 꽤 멀다. 그래서 가는 길에 인도네시아가 고향인 몇몇 친구들의 집에 들러 미리 제작해 놓은 동영상을 보여주고 그들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아올 예정이다. 또 예비 한국이주노동자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칠 것이다. 그리고 인도네시아가 고국인 아나 수피아나씨가 동행하는데, 그는 조류인플루엔자 예방교육을 하게 된다.

△ 이번 여행에 앞서 사물놀이 공연 연습을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웃음)그렇다.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인데, 뭔가 한국적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사물놀이였고, 지역 문화단체인 ‘문화사랑 새터’의 도움으로 하루에 서너 시간씩 12일간 준비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물론 저도 처음 배운 터라 잘 될지는 모르겠다.

△ MOU를 체결한다는 건 무슨 예긴가?

=지난해 8월에 방문했을 때 비마시장을 만났다. 우리의 활동이 인상적이었던지 해마다 방문교육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다음에 방문할 때 지역개발과 협력에 관한 MOU라도 체결하자고 했더니 그쪽에서 흔쾌히 좋다고 했다. 그새 아마드라는 친구는 비미시 공무원이 되었다고 하니 일이 잘 풀릴 것 같다.

△ 다문화센터의 활동방식이 독특하다. 앞으로의 계획을 간략히 소개하면...

=비마시에는 조만간 한국문화원을 세우고 싶다. 우리 문화도 알리고, 이를 통해 그 지역민들의 삶의 질도 높이도록 돕고 싶다. 나아가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귀국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을, 또 결혼이민자들에겐 대한민국에서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전문기술을 가르치고 싶다. 지금처럼 운전면허를 갖게 하거나 미용사, 간호조무사, 보육교사를 만들어내고 싶다.

앞줄 왼쪽부터 이정기씨와 그의 부인 변한얼씨, 그의 딸 하언과 정하다. 나머지는 이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친 '문화사랑 새터' 회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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