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민 정석만 씨, MBC사장 퇴진 요구하는 공개 편지 '눈길'

▲ 김재철 MBC사장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이어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MBC의 내홍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MBC 김재철 사장의 고향 후배라고 밝힌 사천시민이 김 사장에게 스스로 물러날 것을 권하는 공개편지를 써 눈길을 끈다.

뉴스사천으로 편지를 보내온 사람은 대방동에 사는 정석만(50) 씨다.

그는 ‘김재철 사장님 제발,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고향의 미래발전에 대한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마음을 나누었을 때 진심으로 존경했다”고 전하면서도 “탁월한 견문과 능력이 지역 사회, 나아가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유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 김재철 씨가 MBC사장으로 취임하자 사천지역사회에 내걸렸던 축하 펼침막.
그는 또 “무너져가는 이명박 정부를 위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시는 선배님의 모습을 지켜보며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한 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실패했고, 이명박의 신화는 더 이상 없다”며, MBC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을 권했다.

한편 MBC노조 서울지부는 30일 출정식을 열고 파업을 공식화했다. 이번 총파업은 지난 2008년 현 정부 출범 이후 5번째다. MBC노조는 이날 출정식에서 "공영방송 MBC는 MB방송 MBC가 됐으며, 국민의 방송 MBC는 정권의 방송 MBC가 됐다"며 "이 모든 게 김재철 사장과 MB 정권의 언론탄압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재철 MBC 사장은 이날 오전 '사원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했다. 김 사장은 "이번 파업은 정치파업이자 불법파업"이라며, "불법파업을 주도한 이들과 가담한 이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엄하게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재철 사장은 삼천포초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지난 2010년 2월 26일 MBC사장에 취임할 당시 사천시 전역에 축하 펼침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다음은 정석만 씨의 편지 전문

김재철 사장님 제발,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


과거 특파원 생활을 통해 얻은 넓은 안목과 특유의 친화력, 출향인의 한사람으로 고향의 미래발전에 대한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마음을 나누었을 때 진심으로 존경했습니다.

하지만 선배님이 지닌 탁월한 견문과 능력이 지역 사회, 나아가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유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실망입니다.

아직 고향사천의 많은 시민들은 대한민국 공영방송 MBC의 자랑스러운 사장으로 임기를 다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KBS의 정연주 전 사장님처럼 정의로움이나 공명심은 더 이상 바라지도 않습니다.

최근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MB의 핵심측근의 비리와 반칙, 그리고 특권을 지켜보면서 무너져가는 이명박 정부를 위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시는 선배님의 모습을 지켜보며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사악함으로 시작한 그 자리를 어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수많은 노조원의 염원을 짓밟고, 불공정방송을 밥 먹듯 하며 오직 MB를 향한 충성심만으로 일관할 수 있단 말입니까?

김재철 사장님 제발,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십시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실패했고, 이명박의 신화는 더 이상 없습니다. 국민의 눈에 보이는 것이 어찌 선배님에게 보이질 않겠습니까? 그간 주군으로 모신 그분도 다 이해 하실 것입니다.

하루빨리 MBC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 협조해주십시오, 그 길 만이 역사 앞에 제대로 서는 길입니다. 우리아이가 즐겨보는 ‘무한도전’도, 아내가 빠져있는‘해·품·달’도 사고 없이 볼 수 있도록 부디 간청합니다.

2012. 1. 30.


경남사천에서 선배를 기억하며 후배 정석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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