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후 사천지역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 추도시

역사는 진실이란 뿌리에 발을 담고 자란다
                                                                           

울면서 달려 왔다하였습니다
60여 년 피눈물 나는 세월을
억장이 무너지게 슬퍼서
너무나 억울하여서 피울음을 토하며
머나 먼 구천에서 울부짖는 소리 이곳 까지
아직도 선연하게 후대들의 귓가에 쟁쟁 들려옵니다

1950년 7월, 8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학살
그 누가 선민을 지키고 보도保導한다고
남양에서 용현에서 질매섬에서
회유와 통제에 익숙한 채찍을 휘두르고 몰아치기도
아름다운 이 강산 여기저기 피를 뿌려 놓고선
급기야 기총소사 네이팜 탄彈으로
전광석화처럼 도륙하고만 엄청난 광기의 힘 아래 스러지고 만
우리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님 영전에
이제야 잔을 올리고 곡을 합니다

역사는 진실의 뿌리를 담고 자란다고
그것에 기초해 있는 한 역사적 진실은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언젠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고
그 누가 저촉자인가, 위장한 전향자라고
이념은 한갓 허공에서 퍼덕거리는 프로파간다
대국의 깃발 아래 무덤 속 어둠 속에 묻어 두려는가
내 나라를 돌려주세요
내 조국의 역사를 바로 잡아주세요

하늘나라에 계신 님 들이시여 오늘 다시 흠향하시고
“좌우의 날개를 펴서” 하늘을 나는 새가 되시어
진실한 역사 그 바탕 위에
우리가 꿈꾸는 밝은 미래를 열도록 하소서
진실과 화해 그리고 평화의 기념비를
이제는 세워야 할 때
“60여 년 한을 풀고 화해와 평화로”!

이 글은 경남작가회의 회장이자 한국작가회의 이사를 맡고 있는 박구경 시인이, 두 번째 맞는 한국전쟁 전후 사천지역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에 즈음해 쓴 시다. 위령제는 1월 13일 사천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 한국전쟁 전후 사천지역 민간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합동위령제가 13일 사천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 대방사 주지 도안스님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있다.

▲ 합동위령제에 참석한 사람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 위령제에 마련된 제단


▲ 이날 참가자들은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국가 차원의 사과와 명예회복, 피해보상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족대표 정현호 씨, 양민학살경남대책위 조현기 집행위원장, 한국전쟁유족회 박영대 대표, 강기갑 국회의원.

 

▲ 합동위령제가 진행되는 동안 유족들은 눈물을 훔치거나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 박옥란 무용단이 위령굿을 하고 있다.

▲ 위령제 마지막으로 헌화하는 시간. 유족으로 보이는 할머니 두분이 위패를 보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 위령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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