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교육전문가 안승문씨의 초청강연을 듣고

지난 1월30일에 열린 ‘북유럽 교육과 한국교육 - 21세기 새로운 교육희망 만들기’ 강의 장면

우리 지역 교육위원인 조재규위원이 북유럽교육에 대한 강연을 준비하셨다기에 몇몇 선생님들과 함께 들으러 갔다. ‘열다섯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이야기’나 ‘우리교육’에 연재되었던 핀란드 교육에 대한 글을 읽었던 터라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 계신 안승문씨라 하여 더욱 기대가 되었다.

강연에는 150여명이 참석하였다. 참가자는 경상남도 교육위원들, 교장, 교사, 학부모 등 다양했다.

강연은 사진을 통한 북유럽 사회의 특징, 북유럽 복지국가 교육의 특징, 핀란드 교육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강연의 제목은 ‘북유럽 교육과 한국교육 - 21세기 새로운 교육희망 만들기’였다. ‘21세기 새로운 교육’이라.... 왠지 식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강연 말미에 이것에 대한 강연자의 설명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 졌다.

‘21세기 교육’이란, 과거의 관점과 패러다임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승자독식 교육, 경쟁의 교육, 점수를 위한 교육’ 등은 아이들을 학대하는 수준의 교육이라 새로운 시대에는 맞지 않는 다는 것이다.

경남교육연구소장 조재규 위원

그래서 뛰어난 소수가 나머지를 먹여 살릴 것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하고, 영재교육에 집중하는 대신, 뒤처지는 아이가 없도록 하는데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여야만 21세기가 요구하는 지식기반산업과 맥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거다.

북유럽나라들은 이를 위해 초등에서 대학까지 전 교육과정이 무상교육이다. 학비 뿐 아니라 교과서, 학용품 등도 제공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생활비도 지원한다고 한다.(거의 직장에 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든 자신이 원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공부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평생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핀란드 교육이 지금처럼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정치권의 무관심 덕분이라고 한다. 80년대에서 90년대 까지 핀란드에서는 교육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낮았다. 그래서 정권의 변화에 상관없이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장 부러웠던 것 중 하나는, 핀란드 사람들의 학교, 교사, 교장에 대한 신뢰였다. 이러한 신뢰에 기반하여 90년대 중반, 교육청의 학교에 다한 장학과 감사가 폐지되고 학교 구성원(교장,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자체적인 평가에 의해 학교가 운영된다고 한다.

미군정기에 들어온 4지선다형(지금은 5지선다형) 평가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교사의 필요에 따라 쪽지시험의 형태로 평가를 진행한다는 핀란드 이야기는 정말 생소하였다. 아이들의 생각을 5개의 보기에서 고르게 하는 것... 아이들의 상상력을 제안하고 틀에 가두는 것이다. 또한 교사에게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채점기준표를 요구하는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은 주관식문항이라 하더라도 괄호 채우기 밖에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생소하고 부러운 상황들... 참가했던 학부모와 교사들의 질문을 통해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반갑기도 했다.

안승문씨의 강연 마지막 말처럼 대학입시 설명회 말고, 우리 교육의 발전 발향에 대해, 북유럽식 교육에 대한 설명회가 지속적으로 열렸으면 한다. 그래서 많은 학부모가 자기 아이 하나를 위한 대학 입시 설명회에 모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우리나라 교육을 걱정하고 교육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설명회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콩세알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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