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2011 사천시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 이모저모

“메리~크리스마스”

산타와 루돌프로 분한 시민들이 현관으로 들어서자, 아이가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산타다!”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크리스마스 전 날인 24일 산타와 루돌프로 분한 시민들이 사천 내 저소득층·맞벌이가정 등을 방문해, 성탄절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름 하여 ‘2011 사랑의 몰래 산타’ 작전.

이번 ‘2011년 사랑의 몰래 산타’는 타 지역에서는 지난 몇 년간 진행되어 왔지만, 사천지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2011 사랑의 몰래 산타 사천시추진위원회가 주최했으며, 사천 내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참여, 후원했다.

▲ 24일 오후6시 삼천포공설운동장 입구에서 '2011년 사랑의 몰래 산타' 출정식이 열리고 있는 모습.

24일 오후6시 삼천포공설운동장에 하나 둘씩 산타와 루돌프로 분한 시민들이 모였다. 이날 모인 산타와 루돌프는 모두 60여 명. 이들은  2011년 사랑의 몰래 산타 발대식을 갖고, 사천 전역으로 흩어져 선물을 전달했다. 한편, 뉴스사천 인턴기자인 나도 '루돌프' 역할을 맡아 행사에 동참했다.

참가자들과 기자는 이번 행사에 앞서 ‘진짜’ 산타와 루돌프가 되기 위해, 지난 19일 삼천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좋은 산타 되는 법, 풍선아트, 율동 등 일명 ‘산타교육’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산타의 환상을 깨주고 싶지 않아 리허설도 수차례 했다. 24일 방문한 가정은 13살 미만의 어린이들로 실제 산타의 존재를 알 듯 말 듯한 시기다.

행사는 사천지역과 삼천포지역 7개 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각 조는 5~7명으로 구성돼, 3~4 가정을 방문한다. 여기서 본 '기자'는 시민과 학생 8명으로 구성된 ‘5조’를 따라, 삼천포지역 내 세 가정을 방문하기로 했다. 첫 번째 방문할 집은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아이의 집이다.

▲ 루돌프 역할을 맡은 참가자들과 아이들이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있다.
▲ '몰래 산타'가 현관으로 들어서자, 해당가정의 아이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루돌프 역할을 맡은 나와 참가자들은 산타 방문에 앞서 해당가정을 먼저 방문해, 캐롤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고 아이와 함께 트리를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한 참가자 중 일부학생들은 ‘산타교육’ 때 배운 풍선아트 실력을 선보이며, 강아지나 모자 등 풍선모형을 아이에게 전달했다.

▲ 학생들이 풍선아트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이후 선물보따리와 케익상자를 든 산타가 등장하자, 아이는 “산타할아버지다!”하며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이어 산타로 분한 자원봉사자는 아이에게 할머니 말씀 잘 듣기, 공부 열심히 하기 등을 약속받고, 선물을 건넸다.

아이가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참가자들과 기자 또한 표정이 밝아진다. 먼 훗날 이 아이가 크리스마스 이브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어려운 이웃의 아이들을 위해 다시 이 자리에 참가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산타를 맞이한 아이들은 마냥 기뻐했지만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아이 뒤에 서 있던 아이의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라며, 말끝을 흘렸다. 산타 5조는 이 가정 외 두 가정을 더 방문해, 성탄의 기쁨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눴다.

▲ 삼천포지역 5조 팀원들이 해당가정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은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5조 조장을 맡았던 장을녀 씨 또한 “오늘 여러 가정을 방문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첫 번째 가정의 할머니가 눈시울을 붉혀 마음이 많이 아팠다. 오늘의 소중한 추억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산타가 찾아와 선물을 주고 간다고 믿었던 크리스마스의 추억. 이들처럼 내년에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