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는 정부, 부정하는 일본.. '아픈 역사'는 현재진행형

▲ 故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 '못다핀 꽃'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한 가지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시위가 뭘까?

바로 20년 동안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되는 ‘수요시위’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정부는 군의 사기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10대의 어린 조선 소녀들을 강제로 일본군 성노예로 동원했다. 전쟁이 끝난 뒤 소녀들 중 일부 생존자들이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청산되지 않은 친일잔재와 가부장적인 한국사회 문화에 눌려 전쟁피해자로서 대우는커녕 자신을 숨기며 오랜 세월을 견뎌야했다.

그러다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전 일본총리의 한국 방문을 기점으로 과거 ‘일본군위안부’였던 할머니들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수요일마다 시위를 진행 했다. 그 것이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수요시위’다.

수요시위는 그동안 묻혔던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끄집어 낸 첫 ‘사건’이자 할머니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첫 움직임이었다.

이후 수요시위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주최하고 20개의 정대협 회원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등 일반 시민들이 주관 및 참여하여 사반세기 가까이 진행돼 이제는 한국의 한 역사가 됐다.

이 시위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태국, 미얀마 등 전 세계 약 23개국 60여개 도시에서 수만 명의 참여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나라와 정대협 및 수요시위 참가단체들은 국제심포지엄, 캠페인, 세계도시 연대집회 등을 진행하며 수요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수요시위’는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이행 등 문제해결 그리고 이를 통한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에 더해 최근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시위가 시작된 이후 20년이 흐른 지금에도 일본정부의 공식사죄나 한국정부의 명확한 대응․대책은 없다. 일본정부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으며 한국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게다가 한 보수 성향의 단체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한국의 근현대사를 왜곡하여 교과서에 삽입하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 사이 일본군위안부였던 할머니들은 한 분, 두 분 돌아가시고 있다.

이에 전국여성연대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알려내기 위해 오늘로써 1000차를 맞이하는 수요시위를 전국 25개 지역으로 확대해 동시다발로 시위를 펼치기로 했다.

 

사천시에서도 전국여성연대 소속 ‘사천여성회’가 오늘(14일) 오전 7시30분부터 2차례에 걸쳐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1000차를 맞이하는 수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사천여성회는 “청춘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할머니들이 지난 세월을 모두 보상받을 수는 없지만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꼭 받아야만 한다”며 “역사의 증언자인 할머니들이 한 분이라도 더 돌아가시기 전에 하루 빨리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정부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회복과 올바른 역사청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