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상우 사천소방서 예방대응과장

한상우 사천소방서 예방대응과장
요즘 아침으로 따뜻한 장갑이 생각 날 만큼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다.

사람들은 이제 슬슬 한파에 대비하여 수도배관이나 보일러 배관에 보온조치를 하는 등 집안 시설물을 정비하여 동파방지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마찬가지로 보일러의 배관과도 같은 우리의 신체혈관에 대한 동파방지 또한 결코 소홀함이 없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혈압은 기온에 따라 변하게 되는데, 날씨가 추우면 협압이 올라가고 따뜻하면 내려간다. 정상 혈압을 보이는 사람도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이 1.3mmHg 정도 올라가고 확장기 혈압은 0.6mmHg 정도 높아지게 된다. 즉, 기온이 10도만 내려가도 혈압은 13mmHg나 올라가게 된다. 겨울철 낮은 기온으로 혈압이 높게 유지되면 서서히 혈관벽에 손상과 변화가 생겨 합병증이 발병하게 되는데, 이 문제가 뇌혈관에서 발생하게 되면 뇌경색이나 뇌출혈, 심장의 관상동맥이나 심근경색증 등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심정지환자는 계절별로는 겨울에 증가하고 여름철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평균적으로 대기온도가 1℃감소함에 따라 심정지 환자는 0.8%씩 증가하고 특히 대기온도 10℃를 기준으로 이보다 온도가 낮아질 때는 온도에 따른 발생효과가 더욱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외출을 할 때도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 하여야 하며 잠깐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해서 반소매나 가벼운 옷차림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기본적인 옷차림 이외에도 식생활이나 규칙적인 운동으로 이러한 심정지와 같은 위험을 어느 정도 경감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예방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심폐소생술을 익혀둔다면 갑작스러운 심정지 환자를 목격 하더라도 적절하게 대처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가치보다도 중요한 생명을 심폐소생술을 통해 살리게 된다면 이보다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심장마비 환자를 주변에서 목격하는 경우는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그 목격자 중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경우는 고작 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심장마비 환자 100명중 4.5명에 대하여 심정지 초기에 심폐소생술이 시행되고 나머지 95.5명은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우리 국민들이 길거리에 어느 누가 쓰러져도 무관심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정지 의심환자를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한 공황상태와 심폐소생술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주위에 목격자가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덜 도와주게 되는 소위“방관자 효과”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유로 길거리에서 심정지 환자가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하는 것을 이해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만은 없다. 심정지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서 나 스스로가 심폐소생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심폐소생술 처치 능력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간다면 다른 선진국 못지 않게 심정지환자의 소생율을 높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더 이상 아무런 조치없이 길거리에 방치되는 일 또한 줄어들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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