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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들아! / 김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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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강호
등록일
2012-11-16 08:18:23
조회수
9659
늦둥이 키우기



나의 아침을 맞이하는 것은
아들놈의 잠자는 얼굴을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나는 눈을 뜨면 맨 처음 습관처럼 아들의 얼굴을 봅니다
아들 얼굴에는 순수함과 천진함과
포근함과 아늑함과 행복함이 있습니다.

그런 나의 아들놈을 깨웁니다.
요놈은 올해 9살이고 초등학교 2학년생입니다
깨우는 이유는 학교를 보내기 위해서입니다.
요놈은 눈을 잘 뜨지 않으려 하고
또한 잘 일어나지 않으려고 투정을 부리거나 떼를 씁니다.
“학교가야지! 학교가야지!” 하며
일어나지 않으려는 요놈을 보듬어서 응접실 소파에 눕힙니다.
그때까지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합니다.
1분 1초라도 더 자려고 최대한 버팁니다.
그런 놈을 다시 화장실로 데리고 가 오줌을 누게 하고 세수를 시킵니다.
그날의 날씨를 살피고 그에 맞춰 옷을 잎혀 주고
알림장과 수업계획을 참조하여 책가방을 챙기고 신발을 신겨
문 앞에서 요놈을 배웅 하다 뒤를 바라보면
힘들어 하며 학교 가는 모습에
순간이나마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요놈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며
요놈을 죽도록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할 수 있도록 나에게 태어나 준
요놈에게 정말로 정말로 고맙고
요놈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요놈으로 인해 이런 일들을 할 수 있게 해준데 대해 고맙고
내가 살아가면서 행복함을 주고,
희망을 주고, 웃음을 주고, 미래를 주는 것에 고맙고
먼 훗날 이런 추억거리를 준 아들에게 하늘만큼 땅만큼 고마움을 전합니다.
사랑한다. 나의 아들아!
(11월)
작성일:2012-11-16 08:18:23 121.135.2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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