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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하늘을 그리며 / 김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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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강호
등록일
2012-09-22 14:47:32
조회수
9883
아버지 하늘을 그리며



저를 낳은 고향에서
저가 눈뜨며 거닐었던 그 길에서
한세월 늙으시다 하늘 가신 아버지
저도 이젠 타향에서 자식 거느린 아빠가 되었습니다.
어린 것 손을 잡고 가을햇살 속에 서면,
자식을 꼭 안아야 제 가슴이 맑아지고
자식 볼이 맞닿아야 마음이 깨끗해지니
어디서나 사람들이 넉넉하게 보이고
더불어 사는 얘기들이 들려오고
아버지의 살아가신 뜻도 알겠습니다.
항상 연못 속에 피어 있는 연꽃보다
연꽃에 묻어 있는 진흙만을 보며 늙으셨건만
제게는 늘 큰 연꽃 같으신 아버지.
저는 커다란 산들을 뛰어 넘고
황량한 들판을 달려가면서도
더러는 시든 풀꽃 앞에서는 슬퍼하며
이름 없는 들꽃 앞에서는 사랑하며
마음 넉넉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고향 쪽 하늘 더듬으며
멀고 먼 하얀 은하수 별빛을 보고
제가 아버지처럼 늙어갈 적엔,
제 자식은 또 다른 타향에서 아빠 되어
이처럼 생각하리라 믿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를 정말 사랑하는 나처럼…….
(9월. 추석을 맞이하면서 기환)
작성일:2012-09-22 14:47:32 121.135.2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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