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에 꾸는 꿈
오랜 세월 앞에
찌기고 남루해진 나의 소중한 꿈들은
오늘도 수없는 오해와 뜻 모를 이야기들 속에서
헐떡이는 숨소리와 함께
아직. 어딘가에 숨어 있는 희망에
굽은 등을 펴고 꿈의 날개를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 내가 꿈을 꾸며
걸어가는 발길 위에는
지나는 아이들 머리에 쓰다듬을 손길이 가고
피어 있는 꽃잎 앞에선 멍하니 발길이 멈춰지고
고목나무 아래선 바람소리에 눈 감아지고
바다를 보면 왠지 실없이 눈물이 나고
산길을 걸으면 앙가슴 도닥이는 노래가 불러지는
이 얄궂은 것들이
나이 오십 중반에 살아가는 오늘이라오.
내일 내가 꿈꾸기를
소망하는 꿈들은
눈감을 때까지 내 아내와 두 손을 꼭 잡고
“당신만을 사랑하오!” 라는 말을 하고 싶고
내 딸들에게 “아빠! 존경스러워요.”라는 말을 듣고 싶고
내 늦둥이 아들놈 장가들어
손자를 무릎에 앉힐 때까지 살다가
물안개가 흐드러지게 피는 어느 날
갈대에 이는 바람에 이슬 떨어지듯
그렇게 흔적 없이 사라지고 싶습니다.
(2013.12. 기환)
작성일:2013-12-30 09:35:20
121.135.214.98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