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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삼천포 / 김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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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등록일
2013-02-27 09:12:51
조회수
7562
그리운 三千浦



배웅과 기다림의 길목에서
실로 오랜 그리움에 날개를 펴고
수 세월의 나이만큼 우람하게 자란
터널 같은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봄비에 젖어 눈망울을 틔우고 있을까?
해를 지핀 바다에서 품어내는 입김에
긴 월동의 잠에서 갓 깬 햇봄이
까슬한 바람을 타고 비릿한 냄새로
온몸을 감싸 안는 느낌속의 밤.
깜박 깜박 꺼져가는 낮은 불빛처럼
몇 개의 아물지는 기억들.
작은 물결에도 크게 춤을 추는
올망졸망 작은 배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포구에
몇 안 되는 물고기들 쏟아놓고 흥정하는 어부들이
아침을 항상 해가 뜨기 전에
그렇게 깨워지는 三千浦.
시루떡처럼 달라붙은 기암들의 쌍족암
파도에 내맡긴 작은 돌멩이들의 화음
떠난 임 천년을 그리다 돼버렸다는 코끼리 바위
바위가 쏟아놓은 배설물 같은 작은 모래사장들.
아, 이상하리. 고향은
세월의 무거운 어깨만큼 주름의 나이만큼
깊숙이 자리하고 더 자주 생각나
눈감고도 지도처럼 환희 그려지니 말이다.
오늘도 쓰는 인생의 일기장은
한장 한장 두꺼워지고 변색되어 가지만
접혀진 향수장(鄕愁帳)을 펼치면
내 마음은 삼천포 앞바다
검푸른 물결 위로 출렁 출렁이고 있다오.
(2013년. 고향생각 기환)
작성일:2013-02-27 09:12:51 121.135.2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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