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손등 위에 말없이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던 날
그 설레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나는 그대를 한 번도
사랑한다 말해보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대를 한 번도
아름답다 말해보지 않았습니다.
남들처럼 그것들을
내 놓고 표현해 보지도 못했습니다.
남들은 우리를 엉터리 같다 웃겠지만
그러한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가벼운 말보다
아양 뒤에 가려진 거짓보다
자신을 태워서 빛이 되는
한 자루 촛불처럼 희생하며,
어쩌다 만남처럼 설레고
떨림이 식지 않는
가슴 여미도록 뿌듯하게 마음을 쏟는
그러한 사랑과,
퍼도 퍼도 마르지 않고
항상 넉넉히 흘러넘치는 샘처럼
끊어지지 않고 깊이를 더해가는
그러한 사랑이고 싶습니다.
운명처럼 이어진 한 올 사랑의 끈은
이슬비에 젖어 싶게 풀어지는 끈보다
소낙비에도 폭풍우에도 풀리지 않는 끈
천상에서 만들어준 그대와의 연이고 싶습니다.
(2000.10월 아내에게 기환)
작성일:2012-06-03 17:23:34 121.135.214.98